미세먼지 자욱한 날에는 실내자전거를!
[이성주의 건강편지]즐거운 자전거
미세먼지 자욱한 날에는 실내자전거를!
이 분은 한때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에서 로봇을 개발하던 연구원이었습니다. 그러나 IMF 경제위기 때 로봇 사업단이 해체되는 바람에 단체로 벤처기업 임직원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랜 연구가 필요한 로봇 사업이 단숨에 떼돈을 벌수는 없겠지요? 벤처기업을 전전하다가 2010년 자신의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모아로봇의 전기만 사장(55). 얼굴에 지난 20년 우리나라 산업계의 애환이 다 들어있는 듯해서 가슴이 아련했습니다. 그가 내놓은 상품을 보면서 저는 겉으로는 웃는 낯이었지만, ‘이런 제품이 잘 팔려야 하는데…’하는 생각에 가슴이 무거워지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전 사장의 상품은 게임을 하면서 운동할 수 있다는 ‘무빙 라이더’라는 실내자전거였습니다. 전 사장은 “각종 박람회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탈 정도로 인기를 끌어 타 업체들의 질시를 받을 정도였는데 판매로 이어지지 않아 힘들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게임을 하려면 게임을 하지, 왜 실내자전거를 살까’하는 생각도, ‘마케팅비가 없어서 제대로 홍보도 못했구나’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러나 깐깐히 살펴보니까 참 좋은 상품이더군요. 이 제품은 컴퓨터, 노트북이나 안드로이드 OS의 스마트폰을 통해 TV에 연결하면 TV 화면이 자기 것이 되는 자전거입니다.
구글맵을 다운받으면 뉴욕, 파리의 도로나 알프스의 산길을 달리듯 자전거를 탈 수가 있습니다. 다음, 네이버 지도의 로드뷰를 다운받으면 서울 강남역이나 광화문 도로를 달리는 느낌도 만끽할 수 있고요. 모아로봇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에 따라서 충북 청원군 대청호를 여행할 수도 있습니다. 특정 게임 프로그램을 다운받으면 말이나 스포츠카 등과 경주하면서 탈 수도 있더군요. 손잡이가 조이스틱 역할을 해서 왼쪽, 오른쪽으로 길을 옮겨가며 탈 수 있어 실감도 납니다.
제가 동아일보 기자 시절 우리나라 스포츠의학의 대가인 박원하 삼성서울병원 교수를 취재한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박 교수는 “운동으로 건강을 챙기려면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면서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서 눈, 비 때문에 실내에서 운동해야 할 경우가 많은데 실내자전거가 최고”라고 추천하더군요.
트레드밀(러닝머신)은 대부분 실내소음 때문에 아파트에서는 하기 힘들고, 신문이나 TV를 보면서 소음 없이 할 수 있는 실내자전거가 최고라는 것입니다. 관절에도 무리가 없고 운동효과는 크고요. 다른 실내자전거도 TV의 뉴스나 드라마를 보면서 탈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다른 프로그램이 필요 없다는 의미에서) 무빙라이더의 매력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이런 중소기업의 제품이 잘 팔렸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실내자전거를 타보니 패달 부분이 잘 망가지던데 혹시 1년 무상 A/S를 해줄 수가 있느냐”고 요청했더니, 전 사장이 흔쾌히 수락하더군요.
요즘 중국발 미세먼지 때문에 밖에서 운동하는 것, 꺼림칙하시지요? 추위가 심해지면 헬스클럽 가는 것조차 귀찮아집니다. 이 때문에 실내운동이 필요합니다. 비록 바깥 공기는 혼탁하지만, TV 화면의 맑은 하늘 아래에서 땀 흘리며 페달을 밟으면 가슴이 상쾌해지지 않을까요?
건강편지에 상품 소개는 자제하려고 했지만, 여러분의 건강에도 도움이 될 듯해서 자신있게 소개합니다. 굳이 이 제품이 아니더라도 올 겨울, 미세먼지로 자욱할 때에는 가급적 헬스클럽이나 실내에서 자신의 몸에 맞는 운동으로 건강을 챙기시기 바랍니다. 운동도 한 번 중단하면 다시 시작하기 어렵습니다. 탈락(Dropout) 경계하시고요!
운동 탈락 방지하기 위한 방법
◆변덕스러운 날씨=한국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날씨에서 탈락하는 사람이 많다. 야외운동 한 종목을 고집하면 요즘 같이 미세먼지가 많거나 한겨울, 장마철 등 ‘변수’가 생겼을 때 운동을 그만두기 쉽다. 가급적 여러 운동을 함께 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다.
◆가족의 비협조=배우자가 운동에 대해 탐탁지 않게 여기면 운동을 지속할 수 없다. 따라서 전략수립 단계부터 가족과 함께 하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부부가 함께 할 경우 운동 강도를 같이 해서는 안 되며 시작과 끝만 같이 하도록 전술을 짠다.
◆과다한 업무와 시간부족=한국인은 직장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고 퇴근시간이 늦어 실제로 시간이 부족하다. 우선순위를 운동에 두고 실천하면 가장 좋으며, 그래도 시간이 부족하다면 운동화를 책상 아래 갖다 놓고 점심식사 뒤 걷도록 해야 한다. 출, 퇴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며 한 정거장 먼저 내려 힘차게 걷는 것도 필요하다.
◆게으름과 자기변명=남에게는 인색하고 자신에게 관대한 사람은 운동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3개월 동안은 매일 어떤 일이 닥쳐도 운동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아침에 운동을 못하면 합리화하는 대신 어떤 식으로든 벌충해야 한다. 이후에는 운동에 ‘중독’돼 운동을 지속하게 된다.
◆합리화의 관성=합리화에 익숙해지면 운동을 방해하는 요인을 객관화하지 못한다.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에도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는 것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누군가와 함께 운동을 하자고 약속해놓으면 음주 다음날의 운동탈락을 방지할 수 있다. TV와 쇼파가 문제라면 TV 앞에 실내자전거를 설치해서 해결하는 것처럼 다른 방해요인도 자신의 처지에 따라 극복해야 한다.
(도움말=이스라엘 헤브루대학 하다사 의대의 엘리어트 베리 박사, 성균관대 의대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
오늘의 음악
역사상 오늘은 음악계의 참 많은 별들이 뜨고 졌던 날이네요. 몇 분만 간추려야겠습니다. 첫 곡은 1666년 오늘 태어난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의 소나타 141번을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연주합니다. 둘째 곡은 1946년 오늘 태어난 테너 호세 카레라스가 사라 브라이트만과 함께 부른,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주제가 ‘Amigos Para Siempre(영원한 친구들)’입니다. 셋째 곡은 1791년 세상을 떠난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힐러리 한과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하는 슈투트가르트 라디오 심포니의 연주로 듣겠습니다. 마지막 곡은 지난해 오늘 세상을 떠난 데이브 브루벡이 이끈 데이브 브루벡 4중단의 대표곡 ‘Take 5’입니다.
♫ 스카를라티 소나타 141 [마르타 아르헤리치] [듣기]
♫ 영원한 친구들 [호세 카레라스 & 사라 브라이트만] [듣기]
♫ 바이올린 협주곡 3번 [힐러리 한 & 구스타보 두다멜] [듣기]
♫ Take 5 [데이브 브루벡 4중단]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