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애국지사 묘지에 바나나 우유를...

[이성주의 건강편지]애국지사와 바나나우유

누가 애국지사 묘지에 바나나 우유를...

장충동 회사 부근의 헬스클럽에 다니다가 최근 방향을 틀었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얼굴과 목덜미를 씻고 양치질한 뒤 냉수 한 잔을 천천히  마시고 효창동으로 향합니다. 먼저 효창운동장에 도착, ‘천천히 걷기→천천히 뛰기→전속력으로 뛰기→천천히 뛰기→뒤로 뛰기→천천히 걷기’를 되풀이해 트랙 5바퀴를 돌고 효창공원으로 갑니다.
    
효창공원은 조선 정조의 맏아들로 세자책봉까지 받았지만 5세 때 숨진 문효세자의 묘지가 있던 곳인데 백범 김구가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삼의사(三義士)의 묘소를 모셔 ‘독립운동의 성지’로 만들었지요. 삼의사의 묘에는 3개의 묘소와 비석 옆에 비석이 없는 가묘가 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자리이지요.
    
백범의 유해도 공원에 안장돼 있습니다. 인근에는 백범기념관이 있고요. 공원 동쪽에는 임시정부의 주석이었던 이동녕, 군사부장 조성환, 비서부장 차이석의 묘소도 있습니다. 서쪽에는 반공투사위령탑도 있으니 가히 ‘순국선열의 성지’라고 부를 만합니다.
    
효창공원은 대부분의 주민들에게 더 할 나위 없이 훌륭한 ‘건강 공원’입니다. 새벽부터 어르신들이 둘레길을 걷고 운동기구로 몸을 단련합니다. 저는 둘레길을 한 바퀴 돌고 근력운동을 30분 정도 하다가 묘소 한 곳에 들러 참배를 하고 집으로 달려갑니다.
    
묘소에 참배하는 것은 이기적인 목적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묵념을 하면서 무엇인가 선열들 앞에서 다짐을 하면 그냥 기분이 좋습니다. 이기심이 씻겨나가는 듯합니다. 까치 소리가 잘 들립니다.
    
그저께 아침에는 운동 중에 장대비를 만났습니다. 빗속을 뛰고 나서 삼의사 묘소에 참배하러 갔다가 묘한 장면과 만났습니다. 묘지 앞 상석에 바나나 우유 세 개가 빨대와 함께 가지런히 놓여 있었던 것이지요. 누가 그랬을까요?

 
어제 아침엔 비구름이 물러갔습니다. 보통 때라면 운동을 마무리하면서 다른 묘지를 들렀을 텐데, 전날 본 우유가 떠올라서 삼의사 묘소를 들렀습니다. 공원관리소가 매일 묘역을 정리하는데다가 폭우가 내렸는데, 또 바나나 우유 세 개가 있었습니다. 어제보다 더 가지런히 있는 듯했습니다.

이전에 올린 바나나 우유를 관리직원이 안 치웠을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지만, 이른 아침마다 누군가 정성들여 우유를 올리는 듯합니다. 삼의사나 안중근 의사의 영혼이 있다면 생전에 못 봤던 바나나 우유를 좋아할까요?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를 떠올리니, 선인들도 달달한 것을 좋아하실 듯한데….

어쨌든 누군가 자신이 좋아하고 아끼는 것을 올렸겠지요. 도대체 아침에 정성껏 우유를 바치는 분은 어떤 분일까요? 대한민국의 정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르게 보여준 그 분, 나라사랑에 말만 앞서는 저 같은 사람을 부끄럽게 하는 그 분은 누구일까요?  

해외여행객 뎅기열 절대 조심!!

동남아와 중남미 등에서 '악마의 병' 뎅기열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외여행을 갔다가 뎅기열에 걸린 사람이 2011년 72건에서 2912년 149건으로 전년에 비해 107%나 늘었는데, 올해에는 더 늘 것 같습니다.

뎅기열은 모기에게 물려서 걸리는데 통증이 이만저만하지 않습니다. 머리와 뼈가 부서지는 듯한 통증을 느낍니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뎅기열은 예방 백신이 없습니다. 모기에 안 물리는 것이 최선, 위험지역에 다녀온 뒤 열이 나면서 머리가 깨지는 듯 아프고 온몸이 쑤시면 곧바로 병원에 가는 것이 차선입니다. 댕기열 모기는 주로 낮에 활동하므로 특히 낮에 조심해야 합니다.  
    

오늘의 음악

1826년 오늘은 미국 포크음악의 아버지 스테픈 포스터가 태어난 날입니다. 그의 노래 중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스와니 강’을 디애나 더빈, ‘오 수재너’를 제임스 테일러와 자니 캐시의 노래로 들어보시지요. 우리나라의 가곡도 한 곡 준비했습니다. 1970~80년대 가곡 대중화를 이끌었던 스타 테너 엄정행의 목소리로 ‘비목’ 준비했습니다.

♫ 스와니 강 [디애나 더빈] [듣기]
♫ 오 수재너 [제임스 테일러 & 자니 캐시] [듣기]
♫ 비목 [엄정행] [듣기]

    이성주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