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대표팀의 본선 진출에도 화를 낼까

[이성주의 건강편지]씁쓸한 월드컵 본선행

왜 사람들은 대표팀의 본선 진출에도 화를 낼까

최강희 감독이 이끈 축구 국가대표 팀이 아시아 최초로 8연속 월드컵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축구사의 대기록인데도 박수소리가 들리지 않는군요. 야유소리에 축가가 묻혔습니다. 온라인에서는 경기직후 “브라질 월드컵의 목표는 8강”이라는 기사가 나왔던데, 지금 이대로라면 3전3패가 정답이라는 의견이 대세였습니다. 

    
2007년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놓았던 핌 베어벡 감독은 “한국 국가대표 축구 팬이라 주장하는 몇몇 사람들은 환상에 젖어 있어 평소 축구를 위해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대표 팀은 언제나 브라질처럼 플레이하길 원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일리가 있지만 지금 대다수 축구팬들이 원하는 것은 세계1위 팀의 플레이가 아니라 나날이 조금씩이라도 발전하는 것 아닐까요?
대한축구협회와 최 감독이 자초한 측면이 큽니다. 축구협회는 재작년 말 세계적 명장들이 한국행에 관심을 보일 때 돌연 최 감독에게 대표 팀을 맡겼습니다. 또 최 감독의 기자회견 등 여러 정보를 종합하건데 최 감독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나 여겨집니다.
    
“전임 감독들이 유럽의 명문 팀 선수들만 중용하고 K리그 선수들을 기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유럽 파와 국내파가 따로 노는 듯하고, 명문 팀 선수들이 알게 모르게 우월감을 갖고 있다. 일부 젊은 선수들은 자기 목소리가 강해서 팀워크를 해친다. 이것을 바로잡아야 한다. 또 K리그 중심으로 대표 팀을 운영해야 K리그가 발전한다.”
    
축구협회와 K리그의 '의리남'들은 위 생각을 당연하게 여길지 모르겠지만, 축구 팬들이 K리그를 사랑하도록 만드는 것과 K리그 선수 위주로 대표 팀을 운영하는 것은 별개이지요. K리그의 발전은 축구협회의 헌신, 축구인들의 끊임없는 연구, 창조적 마케팅 도입 등으로 이뤄야지 대표 팀에서 유럽파보다 K리거들을 중용한다고 해결할 수는 없겠지요. 
 
K리그가 배출한 기성용, 구자철 등은 말도 잘 안 통하는 전쟁터에서 온갖 견제를 받으며 커왔습니다. 그라운드에서 뛸 날을 기다리며 벤치에서 이를 악물었던, 그 고독감을 이긴 선수들입니다. 프로는 오로지 경기력으로 이야기합니다. 이탈리아의 악동 발로텔리가 살아남는 것은 훌륭한 인간성 때문이 아니라 몸값에 상응하는 실력 때문입니다. 다소 자기주장이 강하더라도 그것을 포용하는 것이 리더십인데, 이 점이 부족한 대표 팀의 퇴보는 당연하지 않은가요?
    
우리나라 축구는 세계로 문을 열면서 발전했습니다. 히딩크 감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고 박지성, 이영표, 박주영, 이청용 등이 국제무대에서 생존경쟁을 벌이면서 대표 팀의 수준 역시 올라갔지요. 그러나 감독이 축구 선진국에 진출할 정도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재작년 12월 조광래 감독이 도중하차할 무렵, 해외의 명장이 대표 팀을 맡아 ‘제2의 히딩크 혁명’을 펼치길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거꾸로 갔습니다.
    
국가대표팀이 일단 목표는 달성했으니 여기에 대해서는 축하해야겠지요? 최 감독도, 선수들도 안간힘을 다했을 겁니다. 이제는 새 감독 체제에서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팀으로 발전하기를 빕니다.

제 눈의 안경은 제 눈을 못 봅니다. 히딩크에 버금가는 세계적 감독이 와서 축구협회와 축구인들이 못 보는 것을 보게 해주길 바랍니다. 히딩크는 2002년  한국 축구는 체력은 좋은데 기술이 부족하다는 '상식'을 뒤짚었고, 전혀 다른 시각의 진단들을 내놓았습니다.

인터넷에는 홍명보 감독이 차기 감독으로 확정됐다는 '특종기사'가 올랐던데, 글쎄요, 올림픽 팀과 A대표팀은 전혀 다릅니다. 홍 감독은 축구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에는 아직 이르지 않을까요? 미래를 이끌 차세대 감독으로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요?

새 감독 선임에서부터 창의성을 발휘하기를 기대합니다. 비엘사, 귀네스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던데, 맨유에서 은퇴한 퍼거슨 경이 박지성 선수와 함께 태극호에 승선해서 마지막 열정을 불사르는 것은 너무 파격적인가요? 아니면 그 누가 참신한 변화를 이끌 수 있을까요? 

축구스타의 축구 명언 20가지

축구는 전쟁으로도, 예술로도 불리는 유일한 스포츠입니다. 삶의 여러 교훈들이 녹아있습니다. 축구 스타들의 명언 20가지, 일반인의 삶에도 도움이 됩니다.
    
○무언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바꿔야 한다 –과르디올라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한 것이다 –베켄바우어
○축구는 때로 가혹하다. 그것이 축구다 -긱스
○포기하면 그 순간이 곧 그 경기의 끝이다 –오베르마스
○나는 하루에 12시간을 연습했고 두 다리 중 어느 한 다리가 강하다고 느끼지 않았을 때 처음으로 희열을 느꼈다. 스파르타 프라하 시절 나는 경기 직후에 곧바로 훈련장에 가서 훈련했고 쓰러져도 다시 필드의 잔디를 잡고 일어섰다. 나의 일과는 연습장의 조명이 꺼질 때 끝났다 –네드베드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다. 모든 선수가 완벽하게 플레이를 펼치면 스코어는 언제나 0대0이다 –플라티니
○미친 사람이 이성적인 사람보다 세상을 더 많이 변화시킨다 –칸토나
○프로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여야 한다 -기성용
○칭찬을 받을 때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 쏟아지는 비난에 상처받지 않는 심장도 가져야 한다 –박지성
○힘이 드는가? 하지만 오늘 걸으면 내일 뛰어야 한다 –푸욜
○몸싸움이 두렵다면 그 후에 판단력도 없다 –라울
○자신감만이 모든 것이다 –멘디에타
○언제까지나 경기가 끝나지 않고 이대로 플레이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볼과 일체가 되어 자유로운 기분을 즐기는 것은 최고이다 -지네딘 지단
○축구는 스타가 아닌 팀이 하는 것이다. 항상 상대보다 0.5초 빨라야 한다 –펠레
○절대 두렵지 않다. 나를 믿는 10명의 우리가 있기 때문이다 –카카
○나는 못 막을 공은 안 막는다 –부폰
○땀에 젖은 유니폼, 그것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전부다 –스콜스
○휴식, 휴식은 은퇴한 뒤 즐길 생각이다 –에인세
○나의 장점은 드리블, 스피드 등이 아닌 축구에 대한 열정이다. -호나우두
○뛰어난 슈팅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오랜 연습 끝에 몸에 밴 감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베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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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장마의 서곡의 끝나고 오늘은 전국이 대체로 맑다고 합니다. 무지개가 어울리는 날씨지요. 록그룹 레인보우의 ‘Catch the Rainbow’와 에릭 클랩톤의 ‘Over the Rainbow’ 준비했습니다. 클래식 음악 중에는 베토벤의 전원교향곡 5악장 ‘양치기의 노래’가 오늘 날씨와 가장 비슷한 분위기인가요? 정명훈이 지휘하는 사르브루켄 방송교향악단의 연주로 듣겠습니다.

♫ Catch the Rainbow [레인보우] [듣기]
♫ Over the Rainbow [에릭 클랩톤] [듣기]
♫ 전원교향곡 5악장 [정명훈]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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