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동반자를 얼굴 보고 고른다고요?

[이성주의 건강편지]배우자의 외모

삶의 동반자를 얼굴 보고 고른다고요?

“이 예측 불가능한 세상에서는 개인마다 성공의 정의가 달라야 합니다. 자신만의 성공개념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성공을 거머쥘 수 있을 겁니다. 만약 당신이 원한다면 삶의 여로에서 친밀한 동반자와 함께 성공을 이루겠지요.

동반자를 선택할 때 외모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신체의 아름다움이란 것은 상대방의 창자에 기생충이 많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 진화의 산물일 뿐입니다(Remember that physical beauty is evolution's way of assuring us that the other person doesn't have too many intestinal parasites).

그렇다고 오해하지는 마세요. 저도 미, 낭만, 성적 매력에 끌립니다. -할리우드와 매디슨가는 이것 없이는 존재하지 못하겠지요? 그러나 이것들이 동반자를 찾는 절대적 잣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당신과 동반자는 함께 긴 여행을 갈 것입니다. 이 여로에서 현재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배우자의 지지와 공감이 필요할 겁니다. 35년 동안 행복하게 결혼생활을 한 사람으로서 말하건대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만큼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미국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얼마 전 프린스턴 대 졸업식에서 한 연설이 화제입니다. 버냉키는 말을 아껴야만 하는 자리의 특징 때문인지 유머와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보였는데 이날 ‘10가지 제안’이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시중일관 졸업생들을 웃기면서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충고를 했습니다.

    
버냉키는 이 연설에서 ‘능력지상주의’가 과연 사회를 공정하게 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학생이 명문대에 가려면 “부모가 매년 고급승용차 한 대를 절벽 아래로 굴러 떨어뜨려야 한다”면서 “부모님이 자신은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지라도 출세한 사람들보다 존경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부모에게 늘 감사하고, 가난 때문에 교육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에게도 책임감을 느끼라는 것이지요.
    
며칠 전 종로3가의 한 골목에서 상인회가 걸어놓은, (문구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성공하고 있다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라는 감동적 현수막 앞에 발걸음을 멈췄던 기억을 돌이키게 하더군요.
    
그러나 이날 연설 중 가장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은 앞서 말한 ‘배우자의 선택과 미’에 관한 대목이었습니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요? 진화론적으로 가장 익숙한 얼굴의 평균이라고도 하고, 기하학적 균형이라고도 하지요. 거리에서 ‘성형외과 트렌드’에 따라 비슷비슷한 얼굴을 보면서 늘 아름다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버냉키에 따르면 미국 젊은이들도 외모를 중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콤플렉스가 많아서인지 집착의 정도가 광적입니다. TV가 미모지상주의를 퍼뜨리더니 이제는 포털사이트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뒤태, S라인, 청초한 얼굴, ◯◯대 여신 등 천박하기 그지없는 외모절대주의의 언어들이 판을 치고 있지만 아무도 여기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한 실력파 연기자가 외모가 덜 잘 생겼다는 이유로 아름다운 여성 스타와 결혼하지 못하도록 ‘집단 이지메’를 당했는데도, 모두 이 현상을 당연하게 여기고 아무도 여기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병들어도 한참 병든 사회입니다.
    
얼굴에는 인격과 지성, 감성이 모두 나타납니다. 그런 것들은 볼 생각을 하지 않고 ‘물리적 미’만 집착하는 우리 문화,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데 포털사이트들의 도를 넘은 부추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버냉키처럼 “외모에 현혹되지 말고, 서로 위로하고 북돋울 수 있는 삶의 동반자를 찾아라”고 조언하는 사람이 왜 없는 것일까요?

좋은 배우자를 고르는 10가지 제안

건강편지에서 몇 번 말씀드렸지만, 겉을 통해 안을 보는 지혜를 ‘겉볼안’이라고 하지요. 진짜를 보는 눈입니다. 겉볼안과 깊은 사고를 통해 지혜롭게 삶의 동반자를 고를 때 참고해야 할 10가지를 골라봤습니다.
①나는 왜 그 사람을 사랑하는가? 10년 이상 살아보면 돈, 외모, 지위는 허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그 사람과 삶의 동행을 하고 싶은지, 그냥 끌리는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②그 사람은 내게 좋은 친구인가? 마음이 통해야 좋은 부부가 될 수 있다.
③그는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 어릴 때 친구를 따돌린 남자는 아내를 때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④고맙다, 힘 내 등 상대방을 격려하는 말을 자주 하는가? 내가 그런 말을 할 때 공감해서 힘을 내는가?
⑤성실하게 일하는가? 성실한 사람은 배우자와 자녀에게도 대체로 성실하다. 쉽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결혼해서 내게 그럴 가능성이 크다.
⑥나에게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검소하게 데이트하는 사람이 더 좋은 배우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⑦어떤 주제에 대해서 즐겁게 토론할 수 있는가? 말이 안 통하면 결국 엇박자가 나기 마련.
⑧가족은 화목한가?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이 가족을 행복하게 이끌 가능성이 더 크다.
⑨자존감이 강한가. 자존감이 강한 사람은 자신을 소중히 하는 사람이다. 대체로 사람을 존중하기 때문에 남을 폄하하지도 않는다.
⑩책임감이 강한가? 내가 술 한 잔 마시자고 전화하면 직장에서 아무리 중요한 일이 있어도 와주는 그 이, 좋은 배우자가 되기 힘들다. 책임감이 없으므로.  
 

오늘의 음악

요즘 정말 무덥지요? 더위를 떨치도록 바닷소리 들리는 음악 두 곡을 준비했습니다. 첫 곡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동양적 음악입니다. ‘세헤라자데’ 1악장 ‘바다와 신드바드의 배’를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비엔나 필의 연주로 듣겠습니다. 둘째 곡은 장 프랑스와 모리스의 음성으로 ‘모나코 28도’ 준비했습니다. 마지막 노래는 2004년 오늘 별세한 레이 찰스가 노라 존스와 부른 노래입니다. ‘Here We Go Again.’

♫ 바다와 신드바드의 배 [발레리 게르기예프] [듣기]
♫ 모나코 28도 [장 프랑스와 모리스] [듣기]
♫ Here We Go Again [레이 찰스&노라 존스]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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