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을 예방하려고 젖가슴을 잘라냈다고?
[이성주의 건강편지]졸리의 유방
유방암을 예방하려고 젖가슴을 잘라냈다고?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으리, 거울 앞에 서는 것을, 가슴 한쪽 아마존의 흔적을 보는 것을….”
1980년 미국의 사진작가 헬라 해미드가 유방암 절제수술을 받은 작가 디나 메츠거의 상반신을 찍은 사진 ‘전사(Warrior)’를 발표하면서 붙인 글입니다. 이 사진은 유방암과 싸우는 여성을 대변하는 강한 메시지로 지구를 흔들었지요.
아마존(Amazon)은 기원전 8세기 호머의 ‘일리아드’에 등장하는 여전사족의 이름이랍니다. ‘유방이 없다’는 뜻인데, 화살을 더 잘 쏘기 위해 어릴 적에 오른쪽 유방을 없앴다고 합니다. 아마존 강은 스페인 정복자가 이곳에서 여자 전사들의 공격을 받고난 뒤 이름을 지었다고 하고요.
‘입술 두꺼운 여전사’ 안젤리나 졸리가 ‘아마존의 길’을 택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졸리는 14일 미국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내 의학적 선택’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자신에게 유방암과 난소암 위험 인자가 발견돼 예방 차원에서 유방절제술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BRCA1 유전자 때문에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50%였는데 이번 수술로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5%로 낮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유방암 예방 차원에서 멀쩡한 유방을 자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2009년 코메디닷컴의 기사에 따르면 미국 로스웰파크 암연구소의 스티븐 에지 박사 팀은 뉴욕 주 자료를 분석, 한쪽 유방에 암이 발생한 여성 중 멀쩡한 다른 쪽 유방까지 잘라낸 경우가 1995년 300여 건에서 2005년 680여 건으로 늘어난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여성이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있다며 예방적 조치로 유방을 잘라낸 경우도 같은 기간 106건에서 128건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코메디닷컴의 2008년 초 기사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한쪽에 암이 생겼을 때 다른 쪽을 절제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유전자 검사 후 예방 차원에서 멀쩡한 유방을 절제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듯합니다.
제 눈에는 졸리의 선택이 현명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다고 해서 100% 암이 발병하는 것은 아닌데다, 유방암은 조기발견해서 치료할 수가 있으니까요. 공포에서 해방되고 일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 좋은 것 아니냐고요? 글쎄요, 스티븐 에지 박사의 코멘트를 들려주고 싶네요.
에지는 “멀쩡한 유방을 잘라낸다고 암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는 거의 없다. 멀쩡한 유방을 잘라내는 수술을 하다 출혈, 신경 절단, 감염 등으로 위험이 닥칠 수도 있으므로 예방적 차원의 수술을 하기 전에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프리카에는 (척추수술하는 의사가 없어서) 디스크 환자가 없다고 했지요. 아는 것이 병일지도 모릅니다. 몸에 칼을 대는 것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유방암 예방법 8가지
①체질량지수(BMI)는 25 이하로 유지한다=비만은 유방암이 잘 생기는 폐경기 후에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 BMI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누면 된다.
<제595호 건강편지 ‘천재수학자의 공부’ 참조>
오늘의 음악
오늘은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음악 중 안젤리나 졸리의 사진이 배경인 음악 동영상 2개를 준비했습니다. 제임스 블런트의 ‘You’re Beautiful’과 셀린 디온의 ‘A New Day Has Come’이 이어집니다. 셋째 곡은 요즘 날씨와 어울리는 음악이지요? 드비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을 레너드 번스타인이 지휘하는 시칠리아 교향악단의 연주로 듣겠습니다.
♫ You’re Beautiful [제임스 블런트] [듣기]
♫ A New Day Has Come [셀린 디온] [듣기]
♫ 목신의 오후 전주곡 [레너드 번스타인]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