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와 무관한 폐암이 있다고?
[이성주의 건강편지]꺼벙이와 폐암
담배와 무관한 폐암이 있다고?
그러께 오늘(1월 30일)은 만화가 길창덕 화백이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꺼벙이’의 작가 길 화백은 ‘재동이’ ‘신판보물섬’ ‘순악질 여사’ 등 숱한 만화로 국민에게 웃음을 선물했지요. ‘꺼벙이’는 우표로도 나왔고(위) ‘순악질 여사’는 장미희 주연의 영화로도 나왔지요. 개그 프로의 소재로 김미화를 스타로 만들었고요.
길 화백은 평북 출신으로 1.4 후퇴 때 월남한 ‘삼팔따라지’였습니다. 그는 고향에 되돌아가기 위해 국군에 입대했지만 전투하는 대신 각종 교재와 선전물을 만들었고 이 공로를 인정받아 전쟁 뒤에 화랑무공훈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길 화백은 신문수, 윤승운 등을 이끌며 명랑만화의 세계를 개척했지요. 그는 늘 “만화는 문학과 같은 차원에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만화는 단순한 그림체와 줄거리에 재미와 꿈이 담긴 훈훈한 만화였습니다.
길 화백은 우리나이로 81세까지 살았으니 비교적 장수했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1997년 폐암 판정을 받고 펜을 거둬야만 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폐암 진단을 받으면 곧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폐암은 세포의 모양과 크기 등에 따라 소세포성폐암과 비(非)소세포성폐암으로 구분됩니다. 이 가운데 비소세포성폐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이 가능합니다. 길 화백도 비소세포성폐암이어서 수술을 받고 13년 이상을 더 살았던 것이지요. 최근에는 전이가 된 환자도 암세포만을 골라 죽이는 항암제 덕분에 상태가 극적으로 좋아지기도 합니다.
반면 소세포성폐암은 암세포가 시시각각 분열하고 온몸으로 빨리 퍼지기 때문에 수술이 무의미하고 약물요법과 방사선요법으로 치료합니다. 항암제에 잘 반응하기 때문에 비록 재발의 위험이 높아도 치료를 포기하면 안 됩니다.
폐암은 다른 암들과 달리 원인이 비교적 뚜렷해서 예방이 가능한 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90% 이상이 담배 때문에 생기지요.
2002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이주일은 비소세포성폐암의 하나인 선암에 걸렸는데, 선암은 흡연과 무관하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의학계에서도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담배의 해악을 홍보하기 위해 눈을 감았다는데, 이 또한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선암은 평생 흡연하지 않았던 사람에게도 발병할 따름입니다. 분명히 선암도 흡연과 관계가 있습니다. 특히 ‘순한 담배’는 선암의 발병을 급증시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는 이주일의 말은 너무나 옳은 말입니다.
담배 끊으면 좋은점 15가지
➀아침에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나서 좋은 컨디션으로 지낼 수 있다.
<제 465호 건강편지 ‘담배선전포고일’ 참조>
오늘의 음악
오늘은 전국이 강추위, 즉 눈비 없이 매서운 추위라고 합니다.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1악장을 안네 소피 뮤터의 연주로 준비했습니다. 오늘 같은 날 어울리는 청명한 바이올린 연주곡 하나 더 준비했습니다. 김연아의 스케이팅 배경음악으로도 잘 쓰였던 곡이죠?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을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가 연주합니다. 코메디닷컴에서는 대가 프리츠 크라이슬러의 절제미 그득한 연주곡도 들을 수가 있습니다. 마지막 음악은 1951년 오늘 태어난 필 콜린스가 부르는 ‘Against All Odds’입니다.
♫ 사계 중 겨울 1악장 [안네 소피 뮤터] [듣기]
♫ 타이스의 명상 [막심 벤게로프] [듣기]
♫ Against All Odds [필 콜린스]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