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교육 안한 파편이 지하철 승객에게
[이성주의 건강편지]9호선 막말녀
밥상머리 교육 안한 파편이 지하철 승객에게
어제 온라인 포털사이트에서는 ‘9호선 막말녀’가 검색어 상단을 차지했더군요. 전날 아침에 9호선 지하철에서 노인과 여성이 말다툼을 하는 동영상과 기사가 누리꾼들을 흥분시킨 것이죠.
처음에는 ‘노인이 여자에게 모욕을 줘서 참을성 없는 여성이…’ 하고 지레짐작했습니다. 그저께 지하철에서 한 노인이 거의 다 닫힌 지하철 문에 지팡이를 끼워 넣고 억지로 들어가서 아무 죄 없는 승객들에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모습에다가 지난해 술 취한 노인이 아기를 안고 노약석에 앉아있는 여성에게 욕을 하는 모습도 오버랩 돼서….
그런데 기사들과 동영상을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노인은 할머니가 아기를 앉히도록 여성에게 자리를 옆으로 좀 옮겨달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이때 여자는 자신이 임신부라면서 영어로 욕을 했고 노인이 이것을 알아듣고 말다툼이 벌어졌지요. 그 여성은 자신의 아버지가 검사라면서 노인에게 반말과 욕을 했고 옆의 남성과도 언쟁을 벌였습니다. 노인이 처음에 그 여성에게 언짢은 말투를 건넸을 가능성도 있지만, 대부분의 누리꾼들이 여성을 비난하더군요.
지하철의 온갖 소동이 금세 인터넷에서 퍼지고 뉴스에도 소개되는 것이 되풀이되는 것은 아마 지하철이 우리 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공간이기 때문 아닐까요? 천둥벌거숭이, 흔들비쭉이, 막바우가 득실거릴 수도 있겠고, 괜한 응어리가 폭발하는 공간일 수도 있겠지요.
누리꾼들이 함께 화를 내는 것은 아직 우리 사회에 수오지심(羞惡之心), 즉 정의감이 살아있다는 반증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고요. 트위터에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예의를 갖춰 말을 건네야 한다’ ‘봉변을 당하겠다 싶으면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글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 관계와 새로운 예의에 대해서도 여러 논의가 가능하겠지요?
그 임신부의 ‘검사 아버지’가 가정교육을 포기함으로써 주말 여러 사람을 불쾌했다는 점에서 밥상머리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또 평소 상대방과 의견이 다를 때, 화가 날 때, 봉변을 당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생각할 계기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약승강(弱勝强) 유승강(柔勝剛)이라고,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진리를 나눴으면 합니다.
대체로 스스로를 닦으며 범사에 감사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화를 내고 싸울 일이 적습니다. 어떻게든 남을 이기려는 사람이 아니라 수양을 많이 해서 부드러운 사람, 지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 사람이 존경받는 그런 사회가 품격이 높은 사회이 아닐까요?
훌륭한 인격의 어른을 키우는 10가지 방법
1901년 오늘은 지구촌 어린이에게 꿈을 준 월트 디즈니가 태어난 날입니다. 그는 캔사스에서 만화를 그릴 때 상사로부터 “창의적이거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없으므로 신문 편집자로 일하라”는 충고를 받았지요. 그러나 그는 그와 싸우기 보다는 더욱 분발하는 계기로 삼아서 만화영화로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었지요. 인격으로서의 내공이 있기 때문이지요. 가정교육의 고갱이는 그 내공을 키우는 데 있지 않을까요? 아래는 훌륭한 인격의 어른을 키우는 가정교육법.
①가급적 TV를 끄고 가족끼리 책을 읽으며 얘기를 나눈다. TV를 끄면 너무나도 많은 시간이 생긴다.
<제 518호 건강편지 참조>
오늘의 음악
1791년 오늘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지하철 정차 신호음악으로도 쓰이는 ‘소야곡’3악장을 게반트하우스 콰르텟의 연주로 준비했습니다. 맨프레드 호네크가 지휘하는 체크 필하모닉과 샤론 캠의 협연으로 ‘클라니넷 협주곡’1악장을 듣겠습니다. 마지막 곡은 어쩌면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 중의 하나일 겁니다. 거장 토스카니니가 지휘하는 NBC 심포니의 ‘교향곡 40번’ 1악장입니다.
♫ 소야곡 3악장 [게반트하우스 콰르텟] [듣기]
♫ 모차르트 클라니넷 협 1악장 [샤론 캠] [듣기]
♫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1악장 [토스카니니]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