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동물 세포로 당뇨병 완치한다고?

[이성주의 건강편지]돼지와 당뇨병

이종동물 세포로 당뇨병 완치한다고?




그저께 밤늦게 친구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상기된 목소리였습니다. 당뇨병이 곧 완치된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기뻐서 건 전화였습니다. 하지만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언론은 그날 서울대 의대 연구진의 ‘쾌거’를 알렸습니다. 당뇨병을 유발한 원숭이에게 돼지의 이자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와 함께 새로 개발한 면역조절항체를 투여했더니 6개월 이상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낭보’였습니다.

의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돼지의 이자 섬세포를 이식할 때에는 주로 유전자를 조작해서 면역거부반응을 줄였는데 서울대는 면역조절항체 투여라는 새 방법을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당뇨병을 정복하는 길이 열렸다’는 식의 보도는 과장됐습니다.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언론은 2005년 한 벤처기업과 황우석 박사팀이 각각 유전자 조작을 통해 “돼지 이자의 섬세포를 통한 당뇨병 완치가 눈앞”이라고 대대적으로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그러고 있습니까?

국제적으로는 2000년부터 영국 미국 일본 등이 인체 거부반응 유전자를 제거한 복제돼지를 만드는 경쟁을 벌여왔고 2003년 미국 하버드대는 돼지 심장과 신장을 원숭이에게 이식해서 각각 30일, 80일 동안 생존케 했습니다. 뉴질랜드의 벤처회사 LCT는 2007년 돼지의 이자 섬세포를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했더니 10년 이상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알렸고, 올해 5월 미국당뇨병협회 연례회의에서는 8명에 대한 성공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또 2009년 미국의 피츠버그 대학교병원 연구진은 ‘미국이식학회지’에 섬세포 이식 후 1년 이상 생존한 환자의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성과 덕분에 당뇨병이 곧 정복된다고 보는 학자는 많지 않습니다.

우선 면역거부반응은 하루 이내에 나타나는 ‘초급성’, 10일까지의 ‘급성’, 몇 개월에서 몇 년까지 나타나는 ‘만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이들 반응에 대해서는 여러 각도로 추적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또 돼지의 조직은 인간의 체내에서 활성화하는 자신만의 RNA바이러스를 가질 수 있으며 돼지의 RNA바이러스가 인간의 RNA바이러스와 결합해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른 DNA의 가닥과 결합해서 바이러스 증식을 유도하는 DNA 가닥인 프로바이러스가 평소 돼지에게는 아무 해를 입히지 않다고 사람에게 활성화해 인류에게 재앙을 안겨줄 수도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현재까지 4000여 가지의 바이러스를 발견했는데,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는 수 백 만 종류일 것으로 추정합니다.

우리나라 언론은 ‘쾌거’를 대서특필했지만, 안타깝게도 외국의 권위지들은 단 한 곳도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의 지속적 예산 지원 여부를 검토 중이고 ‘줄기세포 및 생체재료 사업단’을 출범시키려는 시점에서 이러한 과장 보도는 오해를 살 소지도 있습니다.

서울대 의대 과학자들의 노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그러나 언론보도가 지나치게 애국주의적, 성과주의적으로 흘러 300만 당뇨병 환자들이 ‘헛된 기대’를 가질까 두렵습니다. 아직 우리는 당뇨병에 대해서도 잘 모릅니다. 당뇨병이 다른 병에 대한 경고 사인일 수도 있습니다. 생활요법을 잘 지키면 ‘관리 가능한 병’이기도 합니다.

과학은 겸허해야 합니다. 한 두 사람이 혁명적으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 영역은 거의 없습니다. 언론의 과학에 대한 시각이 바뀌기를 기대하는 것은 과도한 것일까요? 그러나 적어도 자기 가족의 입장에서 기사를 써야 합니다. 이번에 어느 의학자가 기자들이  '서울대의 쾌거'에 대해 묻자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어느 언론에도 기사화되지 않았지만 가슴에 와 닿습니다.

“기자님은 돼지의 이자 섬세포를 당뇨병에 걸린 가족에게 이식하겠습니까? 아니겠지요? 뛰어난 연구를 했다는 것과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은 다른 영역일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생활수칙 13가지

당뇨병은 합병증이 무서운 병. 그러나 건강수칙을 잘 지키면 건강하게 살 수가 있다. 어쩌면 당뇨병은 더 무서운 병을 막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 다음은 당뇨병 환자가 지켜야 할 13가지 수칙.

○자신에게 하루에 필요한 열량과 섭취할 음식의 열량을 정확히 안다.

▶칼로리체크하기

○매일 식후 30분~1시간 뒤 산책한다.
○밥은 가급적 현미밥을 먹으며 채소, 해조류, 생선 등을 골고루 먹는다.
○설탕, 지방, 소금 등이 많은 음식을 적게 먹는다.
○담배와 술은 무조건 끊는다.
○운동과 적절한 식사로 체중을 관리한다.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운동 후 저혈당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늘 사탕이나 초콜릿을 갖고 다닌다.
○꽉 조이는 양말과 옷을 피한다. 특히 겨울에 레깅스나 쫄바지를 입지 않으며 여성은 거들이나 코르셋을 입지 않는다.
○매일 밤 밝은 곳에서 발을 주의 깊게 관찰해서 상처나 무좀이 생겼는지 점검한다.
○매일 따뜻한 물로 발을 씻는다. 발을 심하게 문지르거나 독한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다.
○발을 씻은 뒤에는 부드러운 수건으로 톡톡 두드리듯 닦고 발가락 사이도 잘 닦아서 말린다. 다음에 마사지하듯 로션을 바른다.
○발톱은 목욕한 뒤 밝은 곳에서 일직선 모양으로 깎으며 너무 바짝 깎지 않도록 한다.
○발에 상처가 나면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잘 세척한 뒤 상처부위를 말리고 거즈를 붙인 다음 가급적 빨리 병원에 간다.
○유머, 명상 등을 통해 낙관적인 마음가짐을 갖는다.

자세한 것은 코메디닷컴 당뇨병센터로

<제 547호 건강편지 ‘당뇨병 환자의 푸른 꿈’ 참조>

오늘의 음악

오늘은 폴 모리아의 기일을 맞아 그의 연주곡 네 곡을 준비했습니다. ‘Love is Blue’, ‘Isadora’, ‘Toccata’ ‘Song for Anna’가 이어집니다.

♫ Love is Blue [폴 모리아] [듣기]
♫ Isadora [폴 모리아] [듣기]
♫ Toccata [폴 모리아] [듣기]
♫ Song for Anna [폴 모리아]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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