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뇨병을 관리하자

[이성주의 건강편지]당뇨병 환자의 푸른 꿈

지금, 당뇨병을 관리하자



어제 저녁에 수영 경기 보셨습니까? 드디어 박태환이 되살아났더군요. 아시안경기 자유형 200m에서 중국의 쑨양, 장린, 일본의 마쓰다 등을 멀찌감치 앞지르고 아시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요.

박태환이 파란 물살을 헤치고 금메달을 향해 쭉쭉 나아갈 때 서울 여의도의 국회의사당이 파란 불빛에 휩싸였습니다.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푸른 빛으로 건물을 밝힌 것입니다.

어제는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세계 160개 나라 1000여 개 건물이 푸른 조명으로 빛났습니다. 세계 당뇨병의 날은 1991년 국제당뇨병학회(IDF)와 세계보건기구(WHO)가 만들었고 2007년 국제연합(UN)의 공식기념일로 지정됐습니다. 당뇨병의 날 슬로건은 “당뇨병을 함께 관리하자, 지금부터(Let’s take control of diabetes, Now)”입니다.

파란 빛으로 유명 건물을 밝히는 것은 파란 색이 모든 나라를 묶는 하늘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파란색은 UN 깃발의 색깔이기도 하지요. 실제로 당뇨병은 한 두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촌을 위협하는 주요한 건강 문제이며 세계에서 약 2억9000만 명이 이 시간에도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의 7~8%가 당뇨병 환자입니다. 너무 흔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끔찍한 병입니다.

매년 1만 여명의 당뇨병 환자가 합병증으로 썩은 발 다리를 잘라내는데 교통사고로 다리 절단 수술을 받는 사람보다 훨씬 많습니다. 발가락부터 위로 썩어 들어가 몇 번씩 절단수술을 받고 실성해서 자살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당뇨병은 어른이 실명하는 가장 큰 원인이며 신장병, 심장병, 뇌졸중의 주요원인입니다.
 
가장 억울한 것은 당뇨병 때문에 생기는 교통사고가 아닐까요?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부족하면 앞이 캄캄해지며 정신을 잃는데 운전 중에 이런 일이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죠. 교통 당국이 이럴 때 대부분 ‘운전미숙으로 인한 사고’로 분류하니까 죽은 자는 말이 없고, 환자가 저승에서 통탄할 일입니다.
 
특히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많은 중년이 당뇨병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런 사람에게는 자신도 모르게 당뇨병이 찾아오곤 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의사 한 분도 “고민거리로 걱정하다가 운전 중에 갑자기 앞이 아득해 급히 갓길에 차를 세우고 병원에 가서 체크해봤더니 당뇨병으로 진단됐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당뇨병은 적절한 운동과 체중 관리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입니다만, 혈당 수치가 특정 수준을 넘었다면 규칙적이고 꾸준한 약 복용과 생활요법으로 합병증을 예방해야 합니다.

당뇨병 환자도 건강 수칙을 잘 지키면 건강하게 살 수가 있습니다. 어제 국회의사당을 비롯해서 세계 각국의 건물을 푸른색 조명으로 밝힌 것은 그 희망을 퍼뜨린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이나 주위에 당뇨병 환자가 있다면 오늘 꼭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세요! Let's Take Control of Diabetese, Now!

○자신에게 하루에 필요한 열량과 섭취할 음식의 열량을 안다.
○매일 식후 30분~1시간 뒤 산책한다.
○밥은 가급적 현미밥을 먹으며 채소, 해조류, 생선 등을 골고루 먹는다.
○설탕, 지방, 소금 등이 많은 음식을 적게 먹는다.
○담배와 술은 무조건 끊는다.
○운동과 적절한 식사로 체중을 관리한다.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운동 후 저혈당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늘 사탕이나 초콜릿을 갖고 다닌다.
○꽉 조이는 양말과 옷을 피한다. 특히 겨울에 레깅스나 쫄바지를 입지 않으며 여성은 거들이나 코르셋을 입지 않는다.
○매일 밤 밝은 곳에서 발을 주의 깊게 관찰해서 상처나 무좀이 생겼는지 점검한다
○매일 따뜻한 물로 발을 씻는다. 발을 심하게 문지르거나 독한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다.
○발을 씻은 뒤에는 부드러운 수건으로 톡톡 두드리듯 닦고 발가락 사이도 잘 닦아서 말린다. 다음에 마사지하듯 로션을 바른다.
○발톱은 목욕한 뒤 밝은 곳에서 일직선 모양으로 깎으며 너무 바짝 깎지 않도록 한다.
○발에 상처가 나면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잘 세척한 뒤 상처부위를 말리고 거즈를 붙인 다음 가급적 빨리 병원에 간다.
○유머, 명상 등을 통해 낙관적인 마음가짐을 갖는다.

오늘의 음악

입동도 지나고 어느덧 겨울입니다.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에서 두 곡을 준비했습니다. 페터 슈라이어가 ‘Gute Nacht’,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가 ‘보리수’를 부릅니다. 길 샤함은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을 연주합니다. Gute Nacht는 장애를 이긴 인간승리 토마스 크바스토프의 음성으로도 들어보셔야죠?

♫ Gute Nacht [페터 슈라이어] [듣기]
♫ 보리수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듣기]
♫ 겨울 [길 샤함] [듣기]
♫ Gute Nacht [토마스 크바스토프]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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