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속의 요들송이 돼보세요

[이성주의 건강편지]가을장마와 큰웃음

빗소리 속의 요들송이 돼보세요

똘배가 개울가에 자라는
숲속에선
누이의 방도 장마가 가시면 익어가는가
허나
인생의 장마의
추녀 끝 물방울 소리가
아직도 메아리를 가지고 오지 못하는
팔월의 밤에
너의 방은 너무 정돈되어 있더라
이런 밤에
나는 서울의 얼치기 양관(
洋館) 속에서
골치를 앓는 여편네의 댓가지 빽 속에
조약돌이 들어있는
공간의 우연에 놀란다
누이야
너의 방은 언제나
너무나 정돈되어 있다
입을 다문 채
흰실에 매어 달려있는 여주알의 곰보
창문 앞에 안치해 놓은 당호박
평면을 사랑하는
코스모스
역시 평면을 사랑하는
킴 노박의 사진과
국내소설책들
∙∙∙
이런 것들이 정돈될 가치가 있는 것들인가
누이야
이런 것들이 정돈될 가치가 있는 것들인가.

김수영의 절창 ‘누이의 방’이 절묘하게 어울리는 날씨입니다. 허나, 이 가을장맛비는 농민의 주름살을 더 깊게 패고, 채소값 폭등으로 무거운 주부들 가슴에 추석 차례상 걱정의 돌을 얹는 무거운 비일 겁니다.

우리말 뿌리로 살펴보면 장마는 ‘긴(장, 長) 물’이라는 뜻이고 옛날에는 ‘오란비’라고 불렀다죠? 
우리말에는 가을 오란비의 세찬 비를 가리키는 말이 많습니다. 땅을 다지는 농기구인 달구로 짓누르듯 거세게 내리는 달구비, 굵고 세차게 퍼붓는 작달비, 장대처럼 굵은 빗줄기로 세차게 퍼붓는 장대비, 맞으면 따가울 정도로 굵고 세찬 채찍비, 물을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악수 또는 억수∙∙∙. 또 장마철에 큰비가 온 뒤 잠시 멎었다가 다시 내려 명개(갯가나 흙탕물이 지나간 자리에 앉은 검고 고운 흙)를 씻어내는 비는 개부심이라고 합니다

요즘 같이 끄느름하게(어두침침하게) 오래 내리는 비를 ‘궂은비’라고 하는데, 궂은비가 이어지면 인체도 궂어집니다.

뇌에서는 멜라토닌, 세라토닌 등 호르몬의 분비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쉽게 피로하고 불면, 우울 등의 증세가 나타납니다. 애주가는 술이 더 당기게 되는데 궂은 날에는 뇌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주망태로 취하기 십상입니다. 지금처럼 늦더위에 장마가 겹치면 불쾌지수가 높아져 괜한 일로 말다툼을 하곤 합니다. 부부싸움도 잦아지지요. 비가 오면 ‘신경통’이 온다지만, 대부분 관절염이 도지는 것입니다. 관절에 문제가 있는 분들은 먹구름, 빗소리와 함께 ‘통증’이 엄습하지요. 

그래서 장마철에는 건강에 더욱 더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우선 주변을 밝게 꾸미고 밝은 음악을 들으세요. 일부러라도 웃으시길 바랍니다. 거울을 보며 억지로라도 웃으면 몸이 마음을 따라갑니다. 마음이 밝게 바뀌면 이제는 몸이 상쾌한 마음을 따라갑니다.

오늘 내일 짜증이 나거나 괜스레 울가망해지면 일부러라도 하하하 웃으세요. 수고스럽겠지만 유머를 찾아서 나누시고, 누군가를 칭찬하세요.

먹구름의 그림자가 낀 궂은 날씨이지만 굵은 빗줄기 속 환한 코스모스, 두두둑 빗소리 속의 요들송이 돼보세요.

가을장마에 건강 지키는 방법 10가지

집안을 자녀의 웃는 사진이나 즐거웠던 때의 사진 등으로 밝게 꾸민다.
②평소처럼 일어나서 낮에 졸려도 20분 이상 자지 않고 카페인 음료의 섭취를 줄인다
.
③술을 조심한다. 장마철에는 우울해지므로 술이 당기는 반면 뇌의 전반적 기능이 떨어지므로 조금만 마셔도 쉽게 취한다

운동을 계속 한다. 마라톤, 축구 등 실외운동을 하던 사람은 맨손체조, 근력운동이라도 한다. 이 기회에 실내자전거를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레비가 내리면 가급적 야외운동은 피한다.
⑤가족과 즐거운 대화 시간을 갖는다. 자녀나 배우자를 즐겁게 하거나 간질인다. 감정은 전염된다
.
⑥관절염 환자는 아침저녁 온탕에 들어가 굳은 관절을 마사지하고 굽혔다 폈다 한다
.
⑦신발이 젖은 채 귀가했다면 빨리 양말을 벗고 씻은 다음 발을 바싹 말린다. 장마는 무좀의 계절
.
⑧냉방병은 주로 대형 에어컨이나 중앙냉방식 에어컨에서 생기므로 가능하다면 이런 냉방을 하는 곳에 오래 있지 않는다
.
⑨손을 자주 씻는다
. 요즘 같은 날씨는 미생물의 잔칫날이다.
⑩잘 때 즐거운 일을 연상하며 웃으며 잔다. 이튿날 컨디션이 좋아진다.

오늘의 음악

1945년 오늘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맹인 가수 호세 펠리치아노가 태어났습니다. 저와 생일이 같으니 저보다 꼭 20년 전에 태어났군요. 그의 노래 중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Rain’ ‘Once There Was a Love’ ‘Gypsy’ ‘Que Sera’를 연거푸 듣겠습니다. 팝 뮤직에서는 그와 함께 스티비 원더, 레이 찰스를 3대 맹인 가수로 꼽는데, 나머지 두 사람이 함께 부르는 ‘Living for the City’도 준비했습니다.

♫ Rain [호세 펠리치아노] [듣기]
♫ Once There was a Love [호세 펠리치아노] [듣기]
♫ Gypsy [호세 펠리치아노] [듣기]
♫ Que Sera [호세 펠리치아노] [듣기]
♫ Living for the City [스티비 원더 & 레이 찰스]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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