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정신은 어디에 있을까
[이성주의 건강편지]김병로와 디케
법의 정신은 어디에 있을까
지금 많은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의 역사=친일파의 역사’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제헌 국회의장 및 초대 대통령 우남(雩南) 이승만은 해방공간에서 좌, 우 모두로부터 추대를 받은 인물이었고 초대 국회의장 해공(海公) 신익희는 해방 때 임시정부 내무부장 자격으로 귀국한 분입니다.
가인은 거리의 사람, 즉 ‘평범한 사람’이라는 뜻이지요. 8세 때 사서삼경을 뗐고 서양학문까지 익힌 천재였습니다.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한때 공부와 담을 쌓기도 했지만 김성수, 송진우, 백관수 등과 교류하면서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조선인 변호를 평생의 업으로 삼고 10여 년 동안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의 무료변론을 자청했지요.
그는 보성전문학교가 재정난에 빠지자 친구 인촌(仁村) 김성수에게 인수를 알선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해서 폐교 직전의 학교가 고려대학교로 되살아나게 된 것이죠. 가인은 신간회의 간부로 활동하다가 변론의 제한을 받자 경기 양주군으로 내려가 농사를 지으며 13년 동안 그야말로 범부로 지냈습니다.
가인은 해방 후 인공과 미 군정청의 사법부장을 거쳐 1948년 대한민국의 초대 대법원장으로 취임, 민주주의의 법 전통을 세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는 57년 66세로 정년퇴임하면서 다음과 같은 역사적인 이임사를 남깁니다.
“그동안 내가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했던 것은 전국의 법원 직원들에게 지나치도록 무리한 요구를 한 일이다. 인권옹호를 위해 사건처리의 신속을 강조했던 점과 또 살아갈 수 없을 정도의 보수를 갖고 법만을 위해 살라고 했던 점이다. 나는 전(全) 사법종사자들이 정의를 위하다가 굶어죽으면 그것을 곧 영광으로 알라고 했다. 그것은 부정을 범하는 것보다는 수 만 배 명예롭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때, 참 가슴에 와 닿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이 사법 개혁을 얘기하고, 더 많은 사람이 사법부를 불신합니다. 며칠 전 부장판사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유서를 쓰고 자살하기도 했지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법의 여신’은 디케, 아스트라이아, 유스티치아 등으로 불립니다. 한 손에는 저울, 한 손에는 칼을 들었지요. 언제부터인가 천으로 눈을 가린 모습이 됐는데 사적 감정에서 벗어나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대법원에는 칼 대신 법전을 들고 앉아있는 정의의 여신상이 있는데, 누군가 “우리 현실 상 눈가리개 뿐 아니라 귀마개가 있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비난한 것이 기억납니다.
오늘 가인을 떠올리며 법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法’이라는 한자 모양 그대로라면 법은 물 흐르듯, 그렇게 가야 정상이지만 그것이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요?
간질환으로부터 건강 지키기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한다. 특히, 산모에게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있다면 출산 직후 아기에게 면역혈청글로불린과 함께 예방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오늘의 음악
오늘은 요즘 같은 무더위를 씻어줄만한 시원한 음악 몇 곡을 준비했습니다. The Cascades의 ‘Rhythm of the Rain’, 비치 보이스의 ‘Sulfin' USA’, 린 앤더슨의 ‘Rose Garden’, 장 프랑스와 모리스의 ‘Monaco’가 이어집니다.
♫ Rhythm of the Rain [캐스케이즈] [듣기]
♫ Sulfin' USA [비치 보이스] [듣기]
♫ Rose Garden [린 앤더슨] [듣기]
♫ Monace [장 프랑스와 모리스]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