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받았다고 덩실덩실 춤추는 사회

[이성주의 건강편지]대출광고와 고단한 삶

대출 받았다고 덩실덩실 춤추는 사회



가끔씩 스치는 TV, 어느 날 가수 장윤정의 목소리가 귓불을 잡았습니다.
“예~, 대출이 됐다고요.” 직장인이 대출이 됐다며 신나서 덩실덩실 춤을 추는 광고였습니다.

장윤정은 이 광고 때문에 곤욕을 치른 모양입니다. 장 씨가 출연한 광고는 저축은행 광고였지만 대부업체의 광고로 오인한 네티즌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습니다. 장 씨의 억울한 심정에 이해는 가지만, 저축은행의 대출이자도 녹록치는 않고, 서민들의 대출에 대한 복합적 감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지요.

저는 대출광고가 TV를 덮고 있는 것이 고단한 한국인의 현실을 투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에서 “대출이 됐다고요”하고 덩실덩실 춤을 출 사람이라면 은행 문 앞에서 얼마나 눈물을 흘렸겠습니까?

무엇인가 크게 잘못됐습니다.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했는데 박수치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비아냥거리는 소리만 울립니다. ‘대표선수’ 삼성이 잘되면 함께 신이 나야 하지 않습니까?  왜 그럴까요.‘그들만의 잔치’이기 때문인가요?

며칠 전 점심을 함께 먹은 구로공단의 한 벤처기업 사장에 따르면 빌딩에서 문을 닫는 회사들이 늘어나 술렁거린다고 합니다. 이사 온 회사가 사무실을 비우기까지의 시간도 갈수록 짧아진다고 합니다. 저희 사무실 부근에서는 식당들의 간판이 무섭게 자주 바뀌고 있습니다. 망해서 나가는 사람이 대출금을 못 갚고 빈민의 수렁으로 빠질 것을 생각하면 울가망해집니다.

며칠 전 한 대기업 CEO가 뼈있는 말을 했습니다. 자신의 회사는 더 이상 중소기업의 아이디어를 빼앗으면 안 된다고.

저는 우리나라 빈부 격차의 시발점도, 그것을 풀 실마리도 대기업에 있다고 봅니다. 대기업은 창의적으로 새 시장을 개척해야 합니다. 애플이나 구글이 하는 그런 일을 왜 우리나라 대기업은 하지 못합니까? 언제까지 ‘2등 전략’만 추구할 겁니까? 언제까지 벤처기업의 아이디어를 자기 것으로 소화해서 ‘기술적 성장’만 추구할 겁니까? 우리나라 대기업은 기업 총수가 회사 바깥에서  ‘창의력’과 ‘상생’을 외치지만 실무자는 그렇게 하기 힘든 시스템이지요.

얼마 전에 지식경제부가 스마트 헬스케어 시범사업을 벌인다며 지원 대상자로 두 대기업 컨소시엄을 선정했는데, 당시 아무도 말하지 않고 지나갔지만 이것이야말로 우리나라의 기업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코미디입니다. 왜 분기 5조원이 넘는 수익을 낸 회사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자사 제품 시범사업을 전개합니까?

대기업은 은행에 현금을 쟁여놓을 것이 아니라, 블루 오션을 창출하기 위해 대양(大洋)에 나서야 합니다. 어느 정도 위험도 각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대기업이 큰 그림을 그리고 우량 중소기업, 벤처기업을 지원해서 과실을 함께 따먹는다면 대기업 잘 되는데 누가 빈정거리겠습니까? 얼마나 큰 박수소리가 들리겠습니까?

대기업이 이렇게 제대로 하면 중소기업, 벤처기업도 함께 살 겁니다. 고용도 늘지 않겠습니까? 돈도 돌지 않겠습니까? 정부는 그런 면에서 ‘대기업 Friendly’ 정책의 방향을 전면 수정해야 합니다. 정말 대기업이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기업 Friendly’ 정책이 돼야 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 뻔한 이야기, 또 어떤 사람에게는 이상적 얘기로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건강편지에 맞지 않는 얘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넘치는 대출 광고를 보면서, 또 최근 만난 수심 깊은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가슴이 답답해서 한 자 올렸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에게 근심 걱정이 덜한 사회, 정말 꿈일 따름일까요?

함께 더불어 살기 위해


①매사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그날 고마웠던 일을 기록하고, 선행을 하는 위인의 영화나 책을 본다. 마음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몸이 따라온다. 이를 정신의학에서는 ‘고양(高揚)’이라고 한다.
②쓸 수 있는 헌옷, 가방 등은 재활용품 수거함에 버리는 것을 생활화한다.
③아름다운 가게(www.beautifulstore.org)나 구청의 나눔장터 등에 물건을 기증하거나 그곳에서 물건을 산다.
④자선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해서 소액이라도 기부하기 시작한다.
⑤모교나 자녀의 학교에 필요한 물건을 기증한다.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면 후배에게라도 장학금을 준다.
⑥종교단체나 사회단체를 통해 기부 또는 봉사활동을 한다.
⑦가족이 함께 구청이나 각종 단체에서 주관하는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다.
⑧무엇보다 자녀가 사회에서 성공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어떤 길인지에 대해 부모가 숙고해야 한다. ‘1등주의’로는 1등을 할 수도 없을뿐더러 불행한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 크다.
⑨교육제도가 인격 계발, 문제해결능력 향상, 공동체정신의 함양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불평등을 줄여야 한다. 입시제도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 개선해야 한다.
<168호 ‘입동 까치밥’ 참조>

오늘의 음악

오늘은 무더위를 떨칠 신나는 음악을 몇 곡 준비했습니다. 산타 에스메랄드의 ‘Don't Let Me be Misunderstood’와 ‘Another Cha Cha’를 준비했습니다. 이어서 아바와 함께 양대 산맥을 이뤘던 보니M의 레게 뮤직 3곡이 이어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Rivers of Babylon’이 엄청난 인기를 얻었지만 오늘은 신나는 곡 위주로 듣겠습니다. ‘Daddy Cool’ ‘Brown Girl in the Ring’ ‘Sunny’입니다.

♫ Don't Let Me be Misunderstood [산타 에스메랄다] [듣기]
♫ Another Cha Cha [산타 에스메랄다] [듣기]
♫ Daddy Cool [보니 M] [듣기]
♫ Brown Girl in the Ring [보니M] [듣기]
♫ Sunny [보니M]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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