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나중에 시간날 때 즐길 수가 없다
[이성주의 건강편지]사무엘 핍스의 일기
행복은 나중에 시간날 때 즐길 수가 없다
핍스는 영국 해군에서 중요한 일들을 했지만, 정작 그는 자신의 ‘비밀일기’ 때문에 역사에 이름을 남깁니다.
핍스는 자기가 개발한, 암호에 가까운 속기술(速記術)로 일기를 썼기 때문에 그가 숨지고 나서 얼마 동안 아무도 그 일기의 뜻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일기는 122년이 지나서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진에 의해 해독됐는데 연구진은 일기의 솔직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성당에 갔는데 옆에 앉은 여성이 하도 예뻐서 예배 시간에 그 여자만 훔쳐봤다, 간밤에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꿈을 꿨다, 캐슬메인 부인을 내 품에 안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즐기는. 뇌물 봉투를 받았지만 발각되면 “봉투 안에 아무 것도 없었다”고 우겨야지….
그러나 핍스는 비난에서 자유로웠습니다.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기에 말입니다.
‘사무엘 핍스의 일기’는 17세기 런던흑사병, 제 2차 영국-네덜란드 전쟁, 런던대화재 등 대사건의 생생한 묘사와 함께 고위 공직자의 위치에서 들은 온갖 뜬소문, 개인의 사적 경험들이 녹아있어 17세기 영국생활을 연구할 보고(寶庫)로 꼽힙니다. 각종 문학작품과 영화 등의 모티프가 되고 있지요. 2004년 선보인 영화 ‘스테이지 뷰티’도 핍스의 일기에서 힌트를 얻은 작품이라지요?
핍스의 비밀 일기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습니다.
“사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쾌락에 더 많이 몰두하고 있다. 세상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재산을 모으는 동안 즐기는 것을 잊으며, 재산을 모을 때까지 그것을 미루지만 부자가 되고나서는 이미 즐기기에 너무 늦다.”
핍스가 육체적 쾌락에 몰두했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요로결석으로 고생했으며 결혼 후 성생활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24세 때 수술을 받았지만 부작용으로 평생 고생했다고 합니다. 27세 때부터 ‘비밀일기’를 쓰게 된 것도 아마 이 같은 콤플렉스를 보상하는 차원에서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위의 기록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오늘 건강과 행복을 챙기지 않으면 내일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 건강과 행복은 나중에 시간날 때 따로 챙겨 즐길 수가 없다는 것!
금연의 15가지 장점
➀아침에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나서 좋은 컨디션으로 지낼 수 있다.
<제465호 편지 ‘금연 선전포고일’ 참조>
오늘의 음악
오늘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지요? 오늘밤 저는 오랜만에 음악회에 갑니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세계적 첼리스트 조영창과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파이니스트 야콥 시즈마로빅, 지휘자 얀 모리츠 온켄, 화음쳄버오케스트라가 대한산부인과학회의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여서 개최하는 ‘자궁경부암 예방 캠페인 콘서트’입니다. 오늘 밤 레퍼토리를 미리 듣겠습니다. 레너드 번스타인이 지휘하는 프랑스국립교향악단과 로스트로포비치가 슈만 첼로협주곡 A단조 1악장을, 필립 앙크레몽이 지휘하는 산마리노 공화국교향악단이 브리튼 단순교향곡 1악장과 2악장을, 정트리오와 독일 남서방송 교향악단이 베토벤 3중교향곡 3악장을, 브루노 월터가 지휘하는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가 스메타나의 ‘팔려간 신부’ 서곡을 각각 연주합니다.
♫ 슈만 첼로협주곡 A단조 1악장 [로스트로포비치 & 번스타인] [듣기]
♫ 브리튼 단순교향곡 1,2악장 [산마리노 공화국오케스트라] [듣기]
♫ 베토벤 3중 교향곡 3악장 [정 트리오] [듣기]
♫ 스메타나 팔려간 신부 서곡 [런던 심포니오케스트라]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