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씻어주는 손씻기

[이성주의 건강편지]손을 씻는 마음

마음까지 씻어주는 손씻기

오랜만에 편지를 씁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 탓에 며칠 전까지 겨울편지를 쓰다가 여름편지를 쓰는 느낌입니다. 황사(黃砂) 가시지 않은 뿌연 하늘,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려 먼지를 씻어낸다고 합니다.

그저께 코메디닷컴에는 눈길 가는 기사가 하나 소개됐습니다. 소나기가 마치 황사 먼지를 씻어내듯, 사람도 손을 씻으면 손의 먼지 뿐 아니라 마음의 먼지를 씻어낼 수 있다는 기사였습니다.

미국 미시간 대학교 스파이크 리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손을 씻으면 이전의 얽매인 마음에서 해방이 된다고 합니다. 손 씻기가 그전의 선택에 따른 고집, 분노 등을 사라지게 하고 마음을 원점으로 돌려놓는다는 겁니다.

리 교수는 “뇌에서 몸이 깨끗해졌을 때 작용하는 영역이 심리적으로 깨끗해지는 과정과 겹치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말에 범죄나 악행을 끊으면서 “손 씻었다”는 표현을 쓰는데 과학적으로 일리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선배 기자 중 김충식 현 가천대 교수는 칼럼을 쓰기 전 늘 손을 씻었습니다.  그는 ‘남산의 부장들’이란 책의 저자로도 유명한데, 저는 감히 근접하기 어려울 정도로 명문가(名文家)였습니다. 아마도 손을 씻으면서 감정을 정화(淨化)하고 객관화했기 때문에 글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호소력을 갖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늘 황사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때 손 씻기는 황사로부터 눈, 코를 보호해주는 지름길입니다. 요즘처럼 갑자기 더워졌을 때에는 식중독으로 고생하기 쉬운데 손 씻기는 식중독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과학적으로 손을 제대로 씻으면 모든 전염병의 70%가 예방됩니다. 병원에서 수억 원의 멸균 및 소독 장비를 들여놓지 않아고 의료진이 손만 제대로 씻어도 병원 감염을 40∼50%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손은 귀가나 귀사 후, 식사 또는 요리 전, 화장실에서 나오기 전, 환자를 간병한 전후 반드시 씻어야 합니다. 한국 정서로는 환자와 만나고 난 뒤나 남과 악수한 다음에 손을 씻으면 상대방에 대한 결례로 느껴집니다만, 그래도 손을 씻어야 합니다.

‘손에 물만 묻히는’ 것은 손 씻기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비누로 거품을 충분히 낸 다음 흐르는 물에 구석구석 ‘제대로’ 씻어야 합니다. 특히 손가락 사이와 손금 손등 손톱 등 구석구석 씻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손을 씻어야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마음이 먼지로 꽉 찼을 때, 가슴에 소낙비가 내려줬으면 할 정도로 답답할 때 손을 씻으세요. 가슴에 찌든 때를 씻어내고 맑은 하늘을 그려보세요.

손 제대로 씻기



①양 손바닥을 마주 대고 문지른다.
②손바닥과 손등을 마주대고 손가락 사이를 문지른다.
③양 손을 마주 보게 손깍지를 끼고 손가락 사이를 문지른다.
④손바닥과 손등을 마주 대고 문지른다.
⑤손가락은 손바닥으로 감싸서 따로 씻는다. 특히 엄지를 깨끗이 씻는다.
반지를 끼고 있으면 이 부위도 깨끗이 씻는다.
⑥손가락으로 반대편 손바닥의 손금을 문지른다.

※비누로 거품을 충분히 내어 30초 이상 씻고 순서에는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늘의 음악

축 처지기 쉬운 날씨에 기운내실 음악 4곡을 준비했습니다. 에밀 길렐스가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 1악장과 3악장, 아르투르 루빈슈타인이 쇼팽의 환상즉흥곡, 파질 세이가 모차르트 터키 행진곡을 연주합니다. 특히 파질 세이의 독특한 연주가 이색적입니다.

♫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 1-1 [에밀 길렐스] [듣기]
♫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 1-3 [에밀 길렐스] [듣기]
♫ 쇼팽 환상즉흥곡 [아르투르 루빈슈타인] [듣기]
♫ 모차르트 터키행진곡 [파질 세이]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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