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리더가 프로들을 만들었다
[이성주의 건강편지]포항 스틸러스의 변신
한 사람의 리더가 프로들을 만들었다
스타선수가 없는 포항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전현직 대표선수, 모로코 대표선수, 분데스리가 출신 등 초호화 멤버로 구성된 알 이티하드를 2대1로 이기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1980년대 이현세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이 떠오르더군요. 첫 골을 넣은 노병준은 오스트리아 리그에 진출했지만 전 소속팀과의 이적 분쟁으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지요. 겨우 기회를 잡아 3경기 연속골을 넣는 활약을 펼치는가 싶더니 팀이 파산하면서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됐다가 어렵사리 포항에 합류했습니다. 노 선수의 아버지는 폐암 투병을 하면서 도쿄까지 응원왔다고 합니다.
최근 포항에서 유일하게 국가대표팀에 명단을 올린 김형일은 간암으로 별세한 아버지의 삼우제(三虞祭)도 못 치르고 경기에 합류, 귀중한 결승골을 넣었습니다. 그가 결승골을 넣고 눈물을 흘릴 때 제 눈도 촉촉해지더군요. ‘올해의 아시아 선수상’이 유력한 주장 황재원은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가 ‘여자 문제’ 때문에 도중하차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포항을 우승으로 이끄는 주역이 됐습니다. 이들 외에도 포항에는 사연이 가득한 ‘무명용사’들이 많다고 합니다.
포항의 우승에는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의 공이 가장 큽니다. 그는 “5년 전 처음 포항 감독을 맡았을 때 지적을 하면 주눅이 들고 칭찬하면 안주하는 선수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프로의식이 없는 프로선수였던 것이지요. 파리아스는 그런 선수들의 정신을 개조했습니다. 경기 전 라커룸에 엔트리보다 한 명 많은 19명을 데리고 들어가서 한 명을 관중석으로 돌려보냅니다. 선수들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는 대신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출전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은 쉬는 날에도 알아서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중용할 선수들을 2군에 보내 바짝 정신이 차리게 한 뒤 1군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선수들은 “공격을 끊는 백패스를 하지 말라”는 소리를 귀에 따갑게 듣고 이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반복훈련을 했습니다.
파리아스는 무늬만 프로인 선수들을 진짜 프로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 훌륭한 경영인이지요? 다른 시각으로 보면 누구나 마인드를 바꾸면 어떤 일도 이룰 수 있다는 것, 포항 스틸러스의 우승이 보여줬습니다. 스타가 한 명도 없는 포항이 스타군단을 이기는 모습을 당분간 가슴 속에 새겨둬야겠습니다. 여러분도 그러지 않으시렵니까?
한 분야에서 프로가 되는 10가지 방법
오늘의 음악
포항 스틸러스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축하하며 퀸의 ‘We are the Champions’를 준비했습니다. 우리나라 광고에 삽입돼 유명한 재즈 두 곡에다 1927년 11월 8일 태어난 패티 페이지의 노래 한 곡도 준비했습니다.
♫ We are the Champions [퀸] [듣기]
♫ Goodbye Sadness(Tristeza) [아스트루드 질베르트] [듣기]
♫ Take Five [데이브 브루벡 콰르텟] [듣기]
♫ Tennessee Waltz [패티 페이지]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