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옷~ 천하무적의 영웅도 결국 떠난다

[이성주의 건강편지]문화코드 이소룡

요요옷~ 천하무적의 영웅도 결국 떠난다

나도 한때는 詩人이고자 했었노라. ㅎㅎㅎ
굉장히 열심히 세수도 않고 다니고
때묻은 바바리 코우트의 깃을 세워 올리면서
봉두난발한 머리카락의 비듬을 자랑했거니,
이미 내 등이 꺼꾸정하게 굽은 뒤에
형사 콜롬코가 기막힌 포옴으로 수입되었었노라
무엇인가 비웃는 듯한 미소를
한시라도 지우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먼 허공에서 아물거리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만을 바라보는
내 순수 고독의 시선하며
그것을 담은 詩展 팜플렛을, 오호호
저 무지 몽매한 중생들에게
노나 주었었노라

항상 국가와 민족의 앞날을
걱정하면서, 우주와 평화를 걱정하면서
尹東柱의 혈서를, 에즈라 파운드를
옆구리에 끼고 다녔었노라
어디 나도 한번 머엇있게 살아 볼려고
오른손을 번쩍 번쩍 치켜 들면서
인생이란 뭐 다 그런 거라고, 아무 때고 간에
떠나고 싶을 때 혹 떠날 수 있는 거라고
목에 힘 꽉 주어 엄격하게 단언하면서
귀족처럼 우아하게 酒店 할미집을
들락거렸었노라

때로는
끓어오르는 詩興을 가누지 못하여
별로 인적이 뜸하지 않은 오솔길을
홀로 사색에 잠겨 비틀거리곤 했었노라
납작하니 짓밟힌 꽁초를 주어 피우면서
李小龍이처럼 절묘한 비명을 질러댔었노라.
아카 ! 아카카카 !

아아 , 근데 누가 뭐 신경이나 좀 써 줘야지
태산 明洞에 서일필이더라, ㅍㅍㅍ
좌우지간 나도 한때는 굉장히 열심히
詩人이고자 했었노라

시인 박남철의 ‘시인연습’ 전문입니다. 시각적인 재미에다가 명동의 한자어를 일부러 틀리게 쓴 위트까지 숨어있는 즐거운 시입니다.

재작년 이날 건강편지에서도 소개해드렸듯, 1973년 오늘은 시인이 괴성을 흉내낸 브루스 리가 여배우 팅 페이의 집에서 발작을 일으키며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최근 마이클 잭슨의 사인을 두고도 말이 많지만 영웅은 조용히 떠나는 법이 없나 봅니다. 이소룡의 사인과 관련해서 그동안 복상사, 암살설 등 수많은 음모론이 있었지만 한동안 마리화나와 진통제 때문에 급성뇌수종이 일어났다는 것이 공식적 사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많은 의학자들은 마리화나와 진통제의 양이 발작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었다며 ‘돌발성 간질로 인한 급사’(SUDEP)를 사인으로 내세웁니다. SUDEP는 그가 쓰러진지 22년 뒤인 1995년 의학계에 처음 알려졌으니까 이 주장이 뒤늦게 세를 얻는 것도 당연할 수 있겠네요.

그의 정확한 사인은 아무도 모릅니다. 명백한 것은 천하무적인 세계 최고의 무술인도 자기 내부와의 싸움에서 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건강에 좀 더 신경 써야지 다짐하게 되는 날입니다. 오요옷~, 브루스 리를 생각하며 말입니다.

간질에 대한 오해와 진실

만약 브루스 리의 사인이 SUDEP이고, 요즘 이 병이 생겼다면 충분히 치유할 수 있을텐데…. 요즘에는 웬만한 간질이 쉽게 치유됩니다. 불치병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초기일수록 치료가 쉽습니다. 

○간질은 유전병? ⇒ 유전되는 경우는 10%에 불과하다. 스트레스, 사고, 약물중독 등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원인불명도 많다.
○간질은 불치병? ⇒ 환자의 70~80%가 약물로 완치가 가능하며 심한 경우 수술로도 치료한다.
○간질환자는 약을 평생 복용? ⇒ 대부분 2~5년 약을 복용해 증세가 사라지면 서서히 끊으면 정상으로 되돌아온다.
○간질은 희귀병? ⇒ 국내 환자가 30만 명이며 유병률도 2%나 된다. 일반인이 평생 간질 발작을 경험하는 경우가 9%에 이른다.
○간질에 걸리면 뇌기능이 저하? ⇒ 뇌에 과도한 전기적 흥분 상태가 나타날 뿐, 대부분의 간질 환자는 뇌기능이 정상이다.
○간질 환자는 사회적 활동을 못한다? ⇒ 빈센트 반 고흐, 알프레드 노벨, 나폴레옹, 소크라테스, 알렉산더 대왕, 도스토예프스키 등도 간질을 앓았다. 문제는 한국인의 편견. 간질은 직장생활에도 결혼생활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제97호 ‘이소룡의 사인’ 참조>

오늘의 음악

오늘은 쿵푸 노래 두 곡을 준비했습니다. 칼 더그라스의 ‘Kung Fu Fighting’과 ‘Dance the Kung Fu’입니다. 디스코 곡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은 버트 바카락의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를 감상하시죠. 오늘 밤에 비 온다는 사실 잊지 마시고….

♫ Kung Fu Fighting [칼 더그라스] [듣기]
♫ Dance the Kung Fu [칼 더그라스] [듣기]
♫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버트 바카락]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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