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서게 만든 이음새가 건강해야
[이성주의 건강편지]엉덩이와 궁둥이
인간을 서게 만든 이음새가 건강해야
브라질의 멜라니 누네즈 프론코위악(20. 사진 오른쪽)이 ‘미스 엉덩이’로 선발됐다고 하네요. 외신에 따르면 이 아가씨는 8000대 1의 경쟁을 뚫고 브라질 대표로 선발돼 26개국 45명이 겨루는 본선에서 왕관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외신에서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기자들이 궁둥이와 엉덩이를 구분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엉덩이와 궁둥이를 헷갈려 하는데 엄연히 다릅니다.
엉덩이는 허리의 잘록한 곳에서 허벅지까지의 옆 부분과 허리 뒤 바로 아랫부분을, 궁둥이는 주저앉을 때 바닥에 닿는 부분을 주로 가리킵니다. 영어로 엉덩이가 ‘Hip’인 반면, 궁둥이는 ‘Buttocks’ 또는 ‘Bottom’입니다. 볼기는 엉덩이와 궁둥이에 걸쳐 동그랗게 튀어나온 부분을 가리키죠. 따라서 궁둥짝, 볼기짝이라는 말은 있어도 엉덩짝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당연히 파리에서 열린 이벤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궁둥이 선발대회’가 맞는 표현이죠.
고대 그리스인은 궁둥이를 신성하게 여겼습니다. 로마신화의 ‘비너스’에 해당하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칼리피고스’는 어원상으로 ‘궁둥이가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몸매가 예쁜 여성을 복숭아(Peach)라고 부르는데, 이는 궁둥짝이 복숭아같이 탐스럽게 생겼다고 해서 온 말이라네요. 일부 인류학자는 사랑을 뜻하는 ‘♡’도 가슴이 아니라 궁둥이를 본떴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말에는 이와 관련, ‘노는 계집 절단나도 엉덩이짓은 남는다(=제 버릇 남 못준다)’ ‘궁둥이내외(=남녀가 마주쳤을 때 살짝 돌아서서 피하는 것)’ 등의 표현이 있습니다.
한편 사람에게 엉덩이는 직립보행을 가능케 해준 중요한 부위입니다. 인류는 엉덩이 관절이 발달했기 때문에 설 수 있게 됐고, 이에 따라 해방된 손이 역사를 개척하게 된 것이죠.
엉덩이 관절은 자칫 탈이 나기 쉬운 부위입니다. 뼈엉성증(골다공증) 환자가 넘어졌을 때 잘 부러지는 부위이며 중년 이상의 남성은 ‘대퇴골두무혈괴사’라는 병 때문에 인공관절로 바꾸는 수술을 받기도 합니다. 대퇴골두무혈괴사는 모주망태에게서 특히 많다고 합니다. 알코올이 넙적다리 뼈 가장 윗부분에 피가 통하지 않게 만들어 이 부위가 썩는 것이죠.
애주가는 ‘차렷’ 자세 때 손이 닿는 부위가 아프면 곧장 병원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조기에 치료하면 수술을 피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의사에게 궁둥이가 아파서 왔다고 하지 마세요. 궁둥이와 엉덩이는 다릅니다.
예쁜 궁둥이 만드는 법
오늘의 음악
오늘은 로드 스튜어트의 노래 두 곡을 준비했습니다. 첫 곡은 ‘I Don't Want to Talk about It’.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겁 먹은 듯한 표정의 여가수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거리가수 Amy Belle입니다. 로드의 친구가 어느 날 우연히 발견해 공연 파트너로 데리고 왔죠. 신데렐라가 됐다고나 할까요?
두 번째 곡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얻었던 노래죠? ‘Sailing’입니다. 로드 스튜어트의 노래가 대체로 성(性)에 관한 노래인데 비해, 이 노래에는 건전가요 냄새가 납니다.
♫ I Don't Want to Talk about It [Rod Stewart] [듣기]
♫ Sailing [Rod Stewart]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