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고 여유 있지만 전광석화 같은 사자

[이성주의 건강편지]백사자 백설공주

느리고 여유 있지만 전광석화 같은 사자

에버랜드에서 세계적으로 희귀하다는 백사자(White Lion)가 태어났다죠?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대전동물원에서 백사자를 공개한 이후 두 번째인 듯합니다.

백사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국립공원과 인근 팀바바티 지역 등에서 가끔씩 발견됐고 1970년대 남아공의 동물학자 크리스 맥브라이드의 책 ‘팀바바티의 백사자’를 통해 세계인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백사자는 열성 유전자를 갖고 있는 암수 사자가 교미해서 생깁니다. 열성유전자 친칠라의 작용에 따라 흰색을 띤다는 점에서 흰쥐, 흰토끼 등 색소가 생기지 않는 알비노와는 다릅니다.

백사자는 야생 상태에서 다른 동물이나 사냥꾼의 눈에 잘 띄어 생존하기가 힘듭니다. 일부 동물학자는 새끼가 여러 마리 태어났으면 수컷이나 암컷이 다른 새끼를 잘 키우기 위해 일부러 백사자를 죽인다고도 설명합니다. 이를 떠나 열성 유전자와 관련이 있어서인지, 기형이 많습니다. 최근 10여 년 동안 야생으로는 발견되지 않았고 세계 각국의 동물원에 300여 마리가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용인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백설공주’도 어미젖을 찾지 못하고 아사(餓死) 직전에 있는 것을 사육사들이 맹수용 분유를 먹이고 하루 20시간씩 재워 건강을 찾아줬습니다.

아시다시피 사자는 호랑이와 함께 ‘백수(百獸)의 왕’으로 꼽히는 동물입니다. 둘 다 참 게으르게 어슬렁거리다가 사냥 때에는 번개와 같이 움직이죠.

위인 중에서도 사자나 호랑이 같이 어슬렁거리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 수상과 미국의 캘빈 쿨리지 대통령이 이에 해당하지 않을까요?
처칠은 정적이 ‘늦잠 자는 게으른 사람’이라고 맹공하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나처럼 예쁜 아내와 함께 살면 당신도 일찍 일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대꾸하고 좌중이 웃음바다가 되자 “다음부터는 회의 전날에는 꼭 각방을 쓰도록 하겠다”고 매듭지었습니다.

쿨리지는 반대자들로부터 “임기 내내 잠만 잔 대통령”이라는 혹평을 받았습니다. 그는 휴가를 오래 즐긴 대통령으로도 유명합니다. 부통령이었을 때 아버지의 집에서 휴가를 즐기다 하딩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잡화점 계산대에서 아버지를 공증인으로 모시고 대통령 취임선서를 한 것은 유명합니다.

또, 미국 중서부의 한 농장에서 휴가를 즐기다 그 유명한 ‘쿨리지 효과’의 일화를 탄생시킵니다.
영부인이 양계장 축사를 지나다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농장주에게 닭이 하루에 몇 번 교미를 하는지를 물었고 주인이 “열 두 번도 더 한다”고 하자, “대통령에게 이 얘기를 꼭 알려라”고 부탁합니다. 
대통령은 농장주의 얘기를 듣고 수탉은 매번 같은 암탉과 교미하는지를 되물었습니다. 농장주가 “매번 다른 암탉과 한다”고 대답하자 말했습니다. “내 아내에게 이 사실을 꼭 전해주세요.”
생물학에서는 수컷이 여러 암컷과 관계를 원하는 것을 ‘쿨리지 효과’라고 부릅니다.

처칠이나 쿨리지는 평소 유머를 즐긴 여유로운 지도자였습니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에는 포효했습니다.
쿨리지는 대통령 취임 직후 친구를 포함해서 부패지도자들을 구속했고, 백인들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인디언들을 시민으로 인정하는 ‘인디언 시민법’을 통과시켰습니다. 1924년 오늘(6월 2일)은 그 법이 통과된 날입니다.

게을러 보였던 쿨리지는 이런 명언을 남겼습니다. 그가 사자처럼 보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 세상에서 인내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위대한 재능을 갖고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 많다. 천재성도 인내를 대신할 수 없다. 성공하지 못한 천재는 웃음거리만 될 뿐이다. 교육도 인내를 대신할 수 없다. 이 세상은 학벌 좋은 낙오자로 넘쳐난다. 그러나 인내와 결단력이 있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

라이언 킹의 명곡

사자 노래 세 곡을 준비했습니다.

영국의 가수 앨턴 존이 음악을 맡은 뮤지컬 및 만화영화 ‘라이언 킹’에 삽입된 노래들입니다.

저는 2001년 프랑스 파리에 갔다가 리치 호텔에 온 엘턴 존을 바로 앞에서 우연히 본 적이 있습니다. 또 2004년 미국 뉴욕에서 가족과 함께 뮤지컬 ‘라이언 킹’을 감상한 적이 있습니다. 비록 재산은 적지만, 온갖 경험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마음은 부자라고 자부합니다.

한 곡은 ‘뮤지컬’에서, 두 곡은 ‘만화영화’에서 따왔습니다.

▶He Lives in You
http://test2.kormedi.com/cmnt/Scrap/View.aspx?seq=11143&page=1&searchField=Subject&searchKeyword=

▶Circle of Life
http://test2.kormedi.com/cmnt/Scrap/View.aspx?seq=11142&page=1&searchField=Subject&searchKeyword=

▶The Lion Sleeps Tonight
http://test2.kormedi.com/cmnt/Scrap/View.aspx?seq=11141&page=1&searchField=Subject&searchKeyword=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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