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지성인, 에밀 졸라
[이성주의 건강편지]나는 고발한다
큰 지성인, 에밀 졸라
1898년 오늘(2월 23일)은 프랑스 법원이 에밀 졸라에게 명예훼손죄로 징역 1년형과 벌금 3,000프랑을 선고한 날입니다. 졸라는 한 달 전 <어둑새벽 L’Aurore> 지에 죄 없이 구속된 드레퓌스를 옹호하고 군부를 비판하는 ‘나는 고발한다(J'accuse)’라는 칼럼을 썼습니다.
졸라는 1894년 알프레드 드레퓌스라는 유대인 장교가 간첩 혐의로 구속될 때 뭔가 수상쩍다고 낌새챕니다. 하지만 언론과 대중은 드레퓌스가 무죄라는 증거에 눈을 감고 '반유대주의'의 광기에 휩싸입니다.
드레퓌스는 재판 다운 재판도 받지 못하고 프랑스령 기아나 앞바다에 있는 ‘악마의 섬’에 갇힙니다. 그는 사람 키의 두 배가 넘는 담장이 두 겹으로 둘러싼 작은 돌 감방에서 24시간 감시를 받으며 밤에는 두 겹의 차꼬를 차고 눈을 붙여야했습니다. 매일 자살의 유혹과 싸웠다고 합니다.
졸라는 하루 반을 꼬박 새워 펠릭스 포르 프랑스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드레퓌스 사건의 부당함을 지적했습니다.
…진실이 땅속에 묻히면 그것은 조금씩 자라나 엄청난 폭발력을 갖게 되며, 마침내 그것이 터지는 날 우리는 세상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머지 않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방금 전 멀리 멀리 울려 퍼질 재앙을 준비했다는 것을….
이 신문은 30만 부가 팔려나갔고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3만 통의 전보와 편지가 신문사로 날아들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국민은 언론과 정치인, 군부의 선동에 휩쓸려 진실보다는 믿고 싶은 것을 믿었습니다. 졸라의 집에 몰려가 돌을 던지고 “졸라를 죽여라”고 위협했습니다. 졸라의 이름은 프랑스 정부가 수상하는 ‘레종 드뇌르’ 훈장 수상자 명단에서 삭제됩니다.
졸라는 유죄 선고를 받고 항소한 상태에서 재심 평결을 기다리다 지인의 충고를 받아들여 영국으로 도망을 갔습니다. 나중에 사태가 가라앉자 귀국했지만, 집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집니다. 누군가 일부러 굴뚝을 막았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에밀 졸라를 프랑스 지성인의 참여 전통을 세운 선구자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졸라가 확립한 전통이 20세기 장 폴 사르트르, 알베르 카뮈 등으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오늘 지성(知性)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졸라는 공부를 썩 잘 하지 못해 대학입학자격시험에서 낙방했습니다. 얼마나 가난하게 살았는지, 단벌 바지를 전당포에 맡겨 온종일 이불을 뒤집어쓰고 지냈다는 얘기, 다락방 창문으로 날아든 참새를 잡아먹고 살았다는 얘기까지 나돌았습니다. 아내가 아이를 낳지 못하자 30세 연하의 여성과 내연의 관계를 맺기도 했습니다. 평생 친구 폴 세잔과의 관계조차 매끄럽게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를 지성인이라고 부르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사람에 대한 사랑과 용기, 그 두 가지가 지성의 고갱이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랑과 용기는 건강에도 좋습니다. 마음을 푼푼하게 해서 신체를 튼튼하게 만들죠. 졸라가 일산화가스에 중독되지 않았으면, 오래 건강하게 살았을텐데 ….
포근한 음악들로 마음 건강 지키세요
1934년 오늘 영국의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엘가 해석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였던 천재 첼리스트 자클린느 뒤 프레가 연주하는 <첼로협주곡> 중 3악장을 소개합니다. 자클린느 뒤 프레는 다발성경화증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연주가죠.
<엔돌핀 발전소>에서는 1, 2악장도 들을 수 있습니다.
1995년에는 미국의 리듬 앤 블루스 그룹 템프테이션의 싱어 멜빈 프랭클린이 숨진 날입니다. 템프테이션의 노래 <My Girl>도 준비했습니다. 두 곡 다 마음을 포근하게 할 것으로 믿습니다.
▶엘가 첼로협주곡 3악장
http://test2.kormedi.com/cmnt/scrap/View.aspx?seq=10283&page=1&searchField=Subject&searchKeyword=
▶My Girl
http://test2.kormedi.com/cmnt/Scrap/View.aspx?seq=10453&page=1&searchField=Subject&search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