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 없이 주는 사랑
[이성주의 건강편지]낙엽의 사랑
아낌 없이 주는 사랑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안도현의 <가을 엽서> 전문)
갑자기 바람이 차가워지더니, 가로수가 앙상해졌습니다.
낙엽이 지는 것은 아시다시피 나무의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입니다.
나뭇잎은 봄과 여름에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와 양분을 만들고, 수분을 증발시켜 체온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햇빛이 줄어드는데도 나뭇잎이 그대로 있으면 에너지는 덜 만드는 대신, 수분을 계속 증발해야 하므로 나무가 말라 비틀어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나뭇잎은 자기희생으로 나무를 살리는 길을 택합니다. 낙엽은 땅의 미생물에 의해 분해 돼 흙속으로 들어가 나무의 자양분이 되는 것이죠.
낙엽은 마치 한국의 옛 어머니와도 같다고나 할까요? 자식에게 아낌없이 다 주면서도 자식이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기를 바랐던. 바삭바삭 낙엽을 밟으며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세상이 각박해져서 주는 것의 아름다움보다 승리가 선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사랑을 베풀면 자신이 건강해지고, 또 행복해집니다.
최근 뇌 과학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일확천금을 얻었을 때보다 누군가에게 베풀 때 뇌에서 감정을 주관하는 가장자리계통이 더 활성화하고 뇌간과 뇌하수체에서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이 더 많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도파민은 로또에 당첨됐을 때보다 남에게 아낌없이 줄 때 더 많이 나온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낙엽을 밟으며 사랑과 행복에 대해 생각에 잠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니/가까이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레미 드 구르몽의 <낙엽>에서)
샹송으로 가을 향취를
오늘의 분위기에는 샹송 ‘고엽’(枯葉)이 어울리지 않을까요?
프랑스의 작곡가 조지프 코스머가 시인 자크 프레베르의 시에 곡을 붙인 것이죠. 롤랑 프티의 발레 ≪랑데부≫를 위해 만들었고 이브 몽탕이 영화 ≪밤의 문≫에서 불러 유명해졌죠.
또 ‘실존주의의 뮤즈’ 줄리에트 그레코의 데뷔 곡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 두 사람의 노래를 다 소개합니다. 이브 몽탕의 동영상에서는 당대의 프랑스 스타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브 몽탕의 ‘고엽’ 듣기
http://test2.kormedi.com/cmnt/Scrap/View.aspx?Seq=8286
▶줄리에트 그레코의 ‘고엽’ 듣기
http://test2.kormedi.com/cmnt/Scrap/View.aspx?seq=8289&page=1&searchField=Subject&search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