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의 자유주의 교육관에서 부끄러움을 배운다

[이성주의 건강편지]어린이의 자유

닐의 자유주의 교육관에서 부끄러움을 배운다

“우리는 도처에서 다듬어지고 훈련되고 억압된 어린이를 볼 수 있다. 억지로 학교의 의자에 앉아 있다가 커서는 억지로 회사의 책상에 앉아 있게 된다. 이런 사람은 다루기 쉽고 맹목적으로 권위에 따르고 비판을 두려워하며 형식적이고 빈틈없는 삶을 원한다. 그리고 자신의 콤플렉스와 분노, 좌절감을 자녀에게 발산시키려 한다.”


1883년 오늘(10월 17일) 당시로서는 지극히 급진적인 교육자 알렉산더 서덜랜드 닐이 태어났습니다. 그는 권위주의적 교사였던 아버지와 반대로 자유주의적 교육을 주장합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섬머힐’을 짓고 혁신적인 교육을 실천합니다.


섬머힐에서는 아이들이 오전에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각자 하고 싶은 것을 합니다. 학교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규칙은 교사와 학생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는 학교 총회에서 결정됩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에도 많은 대안학교의 원형이라고나 할까요? 

닐은 어린이의 본성을 믿고 틀에 맞춰 교육하는 것에 반대했습니다. 그는 “어린이는 본래 현명하고 현실적이어서 자유를 허용하고 자신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켜보아 준다면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며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숙제보다 놀이를 더 중시했습니다.
닐은 섬머힐에서의 경험을 책으로 썼는데 그 책의 추천사에서 독일의 철학자 에리히 프롬은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문제아’란 없다. 문제부모, 문제인류가 있을 뿐”이라고 지적합니다.


현실을 모르는 이상주의자라는, 닐에 대한 비판은 지금까지 계속됩니다. 닐은 자위행위를 금지하는 당시의 도덕적 규제를 철폐하고 아이가 함께 발가벗고 수영하게 하는 등 아이들이 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했는데 이에 대한 비판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닐이 무조건 옳다고는 할 수 없을 겁니다. 저도 대안학교가 교육의 올바른 대안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하지만 닐의 주장은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특히 문제부모의 심리적 문제가 문제 아이를 낳는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제 아이들에게 행한 많은 일들을 뉘우치게 됩니다. 우리 아이의 행복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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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영국의 전위 락 그룹 핑크 프로이드는 도발적인 노래 'Another Brick In the Wall'을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합니다. 이 노래의 가사에는 닐의 교육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시간이 있으면 들으면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할지 생각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Another Brick in the Wall 듣기

http://test2.kormedi.com/cmnt/Scrap/View.aspx?seq=8193&page=1&searchField=Subject&searchKeyword=  


닐의 경구들

닐이 말한 것에 대해 생각해볼까요? 자녀의 교육에 참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공부를 강요하는 것은 벌을 주는 것과 같으며 벌은 적개심만 키울 뿐이다.

 

○어린이는 창조적이다. 이들의 창조성과 재능이 발휘될 수 있을 때 열심히 공부하며 그에 따라 성과도 나는 것이다.


○어린이는 가정에서 항상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 가정에는 어린이에게 새로 사온 장난감 기관차의 작동방법을 가르치는 것 외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조금도 어른스럽지 않은 어른이 한 명씩은 있어야 한다. 어린이가 벽에 붙어있는 무엇에 관심을 가질 때 어린이를 의자 위에 올려줄 수 있는 어른이 항상 거기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외의 것을 억지로 가르쳐주며 어린이에게서 삶의 기쁨, 발견의 기쁨, 어려움을 극복하는 기쁨을 빼앗아 버리곤 한다. 


○러시아의 세계적 발레리나 니진스키는 시험에 낙제해서 국립발레단에 입단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그를 위해 임시시험을 실시하고 해답도 미리 가르쳐줬다. 그가 꼭 다른 사람처럼 시험에 합격해야 했다면 그 시험은 세계적으로 얼마나 큰 손실이었겠는가!


○학교가 노이로제에 걸린 한 사람의 학자를 배출하는 것보다 한 사람의 행복한 전차 운전자를 배출하는 것이 더 낫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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