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성, 추한 성

[이성주의 건강편지]노인의 날에

아름다운 성, 추한 성

오늘(10월 2일)은 해방 후 두 번 째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녘 땅에 발을 딛는 역사적인 날이기도 하지만, 제11회 ‘노인의 날’이기도 합니다.

늘 그들만의 행사로 치러지는 ‘노인의 날’이 안쓰럽지만, 올해엔 그나마 작은 잔치에 재를 뿌리는 사건이 생겨 안타깝습니다.
전남 보성군의 70세 어부가 20대 4명을 연거푸 살해한 사건 때문입니다. 생때같은 젊은이의 어이없는 죽음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만, 이 때문에 전체 노인을 향한 시각이 사시가 돼서는 안 되겠기에 짚을 것은 짚어야겠습니다.

첫째, 일부 네티즌들이 어부의 범죄를 계기로 특정 지역 사람이나 노인을 비난하는데 이 사건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문제입니다.

우리말에는 그 어부 같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많습니다. 째마리(사람이나 물건 중 가장 못된 찌꺼기), 꽁지벌레(마음씨가 못된 사람), 막바우(말이나 행동이 난폭하고 법을 쉽게 어기는 사람), 발김쟁이(못된 짓을 하며 마구 돌아다니는 사람), 만무방(예의와 염치가 없어 멋대로 행동하는 악한)…. 이번 사건은 이런 종류의 사람이 늙어서 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둘째, 많은 네티즌이 ‘70세 노인의 성욕’에 대해서 역겨운 감정을 드러냈는데, 노인의 성이라고 해서 더 추할 이유가 있습니까?
진화생물학적으로 종족번식이라는 이유 때문에 출산력이 가장 왕성한 때의 성만을 아름답게 여기는 느낌이 무의식에 박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성 자체가 종족 보존과 별개가 되면서 노인의 성도 젊은이의 성과 마찬가지로 중요해졌습니다. 일반인의 인식과 달리 70대의 30%, 80대의 20% 이상이 정상적인 성생활이 가능합니다. 영화 ‘죽어도 좋아’ 기억나십니까? 노인의 성도 젊은이의 성과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 없습니다.


노인도 젊은이와 마찬가지로 성문제, 성범죄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욕구가 있지만 마땅히 풀 방법이 없는 노인이 인격에 문제가 있다면 이번 사건의 어부처럼 심각한 범죄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젊은이, 노인의 성이 아닙니다. 동의 없는 성, 남을 해치는 성은 나이에 관계없이 범죄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노년의 성은 아름답게 봐야 합니다. 노인의 성이 추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늙으면 성을 갈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님이 아름다운 사랑을 하도록 도와드려야 합니다. 노인의 성도 이제 양지로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노인의 성 바로 알기

①노인도 왕성한 성생활이 가능하며 성이 삶의 왕성한 활력소가 된다.

②늙으면 자연스럽게 성기능이 떨어진다고 아는 사람이 많지만 그렇지 않다.

③성기능이 있는 노인이 오래 참으면 몽정을 한다.

④국내의 한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남녀의 67%가 ‘성이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⑤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60세 이상 남녀의 63%가 배우자와 성생활을 하고 있다.

⑥성문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40% 이상이 노인이다. 상당수 남성 성기능장애 환자는 아들과 함께 병원을 찾는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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