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 과잉수술과 사이비 치료 피해야
[이성주의 건강편지] 대통령의 허리
허리 통증, 과잉수술과 사이비 치료 피해야
대통령의 허리가 좋지 않다고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4일 국무회의에서 “최근 허리 컨디션이 안 좋아져 부처보고를 해주시고 제가 먼저 실례할 수 있게 진행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고, 청와대는 “대통령의 허리가 조금 불편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습니다.
대통령의 허리는 취임 전부터 ‘문제’였습니다.
노 대통령은 2003년 1월 30일 설 연휴가 시작되는 날 서울의 한 개인병원에서 허리수술을 받았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이 대통령 당선자가 서울대병원이나 국군지구병원이 아닌 개인병원에서 수술 받은 것을 의아하게 여겼습니다. 의사들은 “허리수술은 가급적 받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자리보전할 정도가 아닌데 왜 수술을 받았을까”하고 의문을 던졌습니다. 그 병원은 노 대통령의 '동지'이자 후원자가 운영하는 병원이었습니다.
당시 병원장은 수술이 성공적이었다고 밝혔지만, 허리 통증은 계속 대통령을 괴롭혔던 것 같습니다.
사실 ‘황우석 사태’의 고갱이에도 '대통령의 허리'가 있습니다. 황 박사는 2003년 12월 서울대병원에서 노 대통령 내외에게 척추신경을 끊은 도사견이 줄기세포를 주사 받고 회복됐다며 화면을 보여줬습니다. 그러자 허리가 약한 대통령은 “정말 감전됐다, 감동과 느낌이 넘쳐서 몸이 떨릴 만큼”이라고 격찬하고 "애로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달라"고 격려합니다. 그 이후의 일은 우리 모두가 아는 바와 같습니다.
2005년에는 이해찬 당시 총리가 노 대통령의 허리 문제를 언급해 논란이 일자, 청와대가 “아무 문제없다”고 급히 불을 끈 적도 있죠.
저는 노 대통령이 혹시 2003년 수술을 안 받았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합니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가운데 디스크 환자는 30분의 1에 불과하고 디스크 환자 10명 중 수술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1명도 안 됩니다. 수술은 통증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하거나 다리의 힘이 현저히 떨어졌을 때 MRI 결과에 따라 결정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한 대학 교수는 “내 허리를 찍은 MRI 사진을 보고 주변의사들이 수술을 권했지만 바빠서 미뤘는데 자연 치유됐다”며 “자연 치유될 환자가 수술 뒤 ‘진짜 환자’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 교수는 “다만 수술이 필요한데도 미뤄 온몸이 마비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의사 2, 3명의 자문을 받고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권고했습니다.
요즘에는 수술 남용이 알려지면서 수술 없이 치료한다는 온갖 치료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만, ‘돌팔이’가 많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척추 전문의 2, 3명의 의견을 듣고 의견이 일치하면 수술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스트레칭과 통증관리로 충분히 치유할 수 있습니다. 허리병도 예방이 최선이겠지요? 단순요통이 생겼을 때 꾸준히 운동하면 지긋지긋한 요통의 쳇바퀴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허리 통증 가라앉히는 스트레칭
집에서 아래 동작을 10초 동안 2~3회 되풀이해 실시한다. 모든 동작을 실시하면 좋겠지만 이 중에서 효과가 있다고 여겨지는 동작만 해도 허리를 강화하는 효과를 본다. 평소 의자에 편하게 앉은 자세에서 팔받침을 잡고 허리를 한껏 폈다가 힘을 빼는 동작을 되풀이해도 좋다.
1. 새우등 만들기
양손과 무릎을 바닥에 대고 앞을 본다. 고개를 아래로 숙이면서 고양이가 기지개를 펴듯 등을 높이 구부린다.
2.상체 들어올리기
양 무릎을 붙이고 다리를 자연스럽게 구부린 자세로 바닥에 눕는다. 양팔을 다리 쪽으로 뻗고 고개를 들어 상체를 일으킨다.
3.양다리 당기기
양 무릎을 붙이고 바닥에 누워 양손으로 무릎 부위를 잡는다.
잡은 양 무릎을 가슴 쪽으로 힘껏 당긴다.
4.다리 모아 돌리기
양손으로 팔베개를 해서 눕고 양 무릎은 굽힌 상태에서 약간 구부린다. 상체를 움직이지 않고 양 무릎만 좌우로 움직인다.
5.허리 펴기
앉은 자세에서 양 발바닥을 붙인 뒤 두 손으로 양발을 잡는다.
양 무릎을 아래로 내리고 허리를 쭉 편다. 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고개는 곧추 세운다.
6.누워서 몸통 비틀기
왼쪽 다리를 직각이 되도록 구부리고 오른손으로 구부린 무릎을 잡는다. 왼팔을 쭉 펴고 시선은 왼손 끝을 향하게 한다.
7.엉덩이 들어 올리기
엉덩이를 들어 올린 뒤 한쪽 다리를 쭉 펴 올리고 발끝은 몸쪽을 향해 당긴다.엉덩이를 내려 쉰 뒤 반대편도 똑같이 한다.
8.상체 올리기
양팔을 쭉 펴고 엎드린다.
팔을 쭉 펴고 허리를 활처럼 펴면서 천천히 상체를 일으킨다.
9.무릎 모아 가슴 닿기
바닥에 누워 무릎을 구부린 다음 양다리를 꼰다.
양손은 허벅지 뒤를 잡고 가슴 쪽으로 끌어당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