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기쁨은 받는 기쁨보다 더 크다
[이성주의 건강편지] 세브란스의 기부
주는 기쁨은 받는 기쁨보다 더 크다
1904년 오늘(9월 4일) 지금의 서울역 앞 세브란스빌딩 자리, 옛 복사골에서 ‘세브란스병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 병원의 기원은 18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구한말의 실력자 민영환은 미국인 선교사이자 의사 호레이스 알렌의 치료를 받고 서양의술에 매료됩니다.
그는 알렌이 한국 최초의 병원인 광혜원(사진)을 세우도록 돕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서양의술의 혜택을 받고 있지만 당시로서는 ‘양코배기 의사’들이 ‘화타’도, ‘허준’도 뛰어넘는 ‘신의’(神醫)로 보였을 겁니다.
광혜원은 제중원으로 이름을 바꿔 물밀 듯이 밀려오는 환자를 진료하는데, 구한말 격랑에 휘말린 정부가 지원금을 내놓을 수 없게되자 당시 병원장 올리버 에비슨은 미국에서 모금활동을 벌입니다. 이때 클리블랜드의 사업가 루이스 세브란스(사진)가 1만 달러의 거액을 기부해서 새 병원을 짓게 됩니다.
세브란스는 “주는 기쁨이 받는 기쁨보다 훨씬 크다”며 거액을 쾌척했습니다. 그러께에는 그의 아들 존 세브란스가 매년 7000~2만 달러를 ‘미국 북장로교회’ 명의로 보내온 사실이 밝혀졌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도서관의 책상과 의자, 공원에 벤치에도 ‘사랑하는 ○○를 위해’ 등의 표시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를 위해 기부한 것이죠.
미국에선 명문가들이 기부 문화를 이끕니다. 미술관에 걸려있는 고흐, 르느와르, 피카소 등의 명화들은 대부분 누군가 기증한 것입니다. 유명 대학이나 병원의 전체운영비 중 ⅓ 이상이 이들의 기부금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어릴 적부터 검소하게 살며 돈을 잘 쓰는 법을 배웁니다. 미국에서 좋은 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이들의 ‘보이지 않는 손’ 덕분이라는 것, 알만한 사람은 압니다.
최근에는 루이스 세브란스가 말한 대로 돈을 받을 때나 흔전만전 쓸 때보다 누군가에게 무엇인가 주거나 봉사할 때 뇌의 가장자리계가 더 활성화하고 뇌하수체와 뇌간에서 도파민이 더 많이 분비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졌습니다.
도파민 분비는 행복의 지표인데, 심지어 봉사하고 기부할 때는 로또에 당첨됐을 때보다 더 많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행복감이 건강을 보증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주는 기쁨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것, 얼마나 멋집니까?
오늘의 편지
①쓸 수 있는 헌옷, 가방 등은 재활용품 수거함에 버리는 것을 생활화한다.
②매사에 감사하고 그날 고마웠던 일을 기록하고, 선행을 하는 위인의 영화나 책을 본다. 마음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몸이 따라온다.
③아름다운 가게(www.beautifulstore.org)나 구청의 나눔장터 등에 물건을 기증하거나 그곳에서 물건을 산다.
④자선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해서 소액이라도 기부하기 시작한다.
⑤모교나 자녀의 학교에 필요한 물건을 기증한다.
⑥종교단체나 사회단체를 통해 기부 또는 봉사활동을 한다.
⑦가족이 함께 구청이나 각종 단체에서 주관하는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