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보다 빛났던 동메달
[이성주의 건강편지]마라톤 사고
금메달보다 빛났던 동메달
‘옹이에 마디’라고, 그리스가 6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화재에 지진까지 일어나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방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몇 명의 용의자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합니다. 종말론 추종자의 소행이니, 테러니 하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리스가 서양 문명의 진원이기 때문에 ‘상징적인 일’도 많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2004년 오늘(8월 30일) 아테네올림픽에서도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 아일랜드의 종말론 추종자가 마라톤 코스의 37㎞ 지점에 난입해서 1위로 뛰고 있던 브라질의 반데를레이 리마를 밀쳤고, 리마는 결국 페이스를 잃고 동메달에 그칩니다.
리마는 금메달은 놓쳤지만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결승점을 통과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로부터 ‘쿠베르텡 메달’을 받았습니다. 브라질에서는 ‘2004년 최고 선수상’도 받았고요. 종말론자의 나라 아일랜드 정부는 국빈 대우로 리마를 마라톤 대회에 초청하기도 했죠. 리마가 종말론 추종자에게 떠밀렸을 때 리마를 도와준, 그리스의 폴리비오스 코시바스(사진에서 오른쪽 백발의 중년)는 브라질올림픽위원회의 초청을 받아 ‘특별상’을 받았습니다.
마라톤에는 마치 축구처럼 이야기가 많습니다. 영웅도 많이 탄생시켰고요. 동아일보 김화성 스포츠 전문기자의 코메디닷컴 칼럼에 따르면 손기정 선생이 마라톤을 한 것은 돈이 한 푼도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요즘 걷기운동이 건강스포츠로 각광(脚光)을 받고 있지만, 걷는 것이 뛰는 것만 하겠습니까? 갑자기 가을 날씨로 바뀌었네요. 신장 안의 운동화를 꺼내 신고 둔치나 공원, 학교 운동장으로 나서는 것은 어떨까요?
마라톤 입문하기
①가능하면 동호회에 가입한다. 마라톤은 처음에는 심심하고, 고독을 즐겨야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누군가 함께 하면 더 좋다.
②오랫동안 운동하지 않은 사람은 2~5㎞를 쉬지 않고 걷고 괜찮으면 가벼운 조깅부터 시작한다.
③비만인 사람은 3, 4개월 걷기나 자전거타기를 통해 살을 빼고, 의자에 앉아 다리를 들어올려 힘을 주는 운동 등으로 근육을 강화한 뒤 달린다.
④뛰기 전에는 준비운동을 하고, 운동 끝에는 서서히 뛰는 ‘콜링 다운’으로 마무리한다.
⑤처음에는 거리보다는 ‘1주일에 10% 이내’ 식으로 시간을 조금씩 늘린다.
⑥달리다가 어딘가 아프면 서서히 멈춘다. 가슴이 아프다면 곧바로 병원으로 가야한다.
⑦어딘가 아프면 당장 병원에 가고,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일단은 쉬었다가 다시 뛴다.
⑧어린이와 청소년은 장거리를 달리면 성장장애가 올 수 있으므로 11세 이하는 3㎞, 12~13세는 5㎞, 14~16세는 10㎞ 이하로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