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런 켈러의 세상

[이성주의 건강편지] 헬런 켈러의 세상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1880년 오늘(6월 27일) 헬런 켈러가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생후 19개월에 돌림병에 걸려 볼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게 됐습니다. 세상을 열려던 순간에 밤이 찾아온 것이죠.

그녀는 수 년 동안 그 어둠을 본능적으로 저항했습니다. 손으로 물건을 집어먹고 닥치는 대로 물건을 집어던졌죠. 헬런이 7세 되던 해 가정교사 앤 설리반이 찾아옵니다. 그녀는 야수처럼 행동하는 헬런과 매일매일 싸우며 손가락으로 대화하는 ‘지화법(指話法)’을 가르쳐 헬런의 마음에 눈을 띄웁니다. 헬런은 이때 세상 모든 것에 이름이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전율을 느꼈다고 합니다.

헬런 켈러는 지화법을 바탕으로 세상을 알게 되고 점자, 발성까지 익히게 되지만 뛰어난 촉각은 그대로 유지합니다. 라디오 스피커에 손을 대면 코넷과 북이 울리는 차이, 첼로의 깊은 소리와 바이올린의 높은 음을 가려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20세에 하버드대에 입학하고 한평생 장애인의 권익을 위해 헌신합니다.

사물에 이름이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헬런의 탄생일에 시인 김춘수의 시 ‘꽃’을 떠오릅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우리 모두 소중한 것들을 못보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요? 매사에 감사하고 매순간을 소중히 여기면 마음 뿐 아니라 몸도 건강해진다고 합니다.

헬런 켈러 밑줄 긋기

○나는 종종 사람이 성인의 초기에 며칠동안 장님이나 귀머거리가 될 수 있다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암흑은 시력의 소중함을, 침묵의 세계는 소리의 즐거움을 가르쳐줄 것이다.
○눈을 사용하라. 마치 내일은 시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매일 살아간다면 평소에는 당연시했거나 보지 못했던 세상의 경이로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고개를 숙이지 말라. 세상을 정면으로 바라보라.
○태양을 바라보고 살면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
○비관론자 중에서 별의 비밀을 발견하고 미지의 땅을 항해하고 인간 정신의 새 지평을 연 사람은 없었다.
○우리가 최선을 다하면 우리의 삶과 주변에 어떤 기적이 일어날지 누구도 모른다.
○행복의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그러나 흔히 우리는 늘 닫힌 문만 보기 때문에 열린 문을 보지 못한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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