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챙겨먹기 참 귀찮지만"…'이런 약'은 치매도 예방한다?
특정 성분의 항생제∙항바이러스제∙예방백신∙항염제, 치매 예방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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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처방약 가운데 특히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예방백신, 항염제 등 네 가지가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엑시터대 공동 연구팀은 1억3천만 명 이상의 건강 데이터를 조사하고,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치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알츠하이머성 치매)에 뚜렷한 효과를 내는 치료약은 아직 없다. 또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을 5년 늦추면 유병률과 관련 비용을 40%까지 낮출 수 있다. 과학자들은 기존 약물을 치매 치료에 재활용하는 데 관심이 많다. 이런 약물은 안전성이 이미 알려져 있어, 임상시험을 더 빨리 진행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각종 처방약이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종전 연구논문 14건을 체계적으로 검토했다. 대규모 임상 데이터와 의료 기록을 활용해 1억3천만 명 이상의 성인과 1백만 건의 치매 발생 사례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또한 이들 참가자를 60세 생일부터 치매 진단을 받을 때까지 평균 17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항응고제, 항경련제,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등 17종의 약물과 백신 4종(A형간염, 장티푸스, A형간염·장티푸스 복합, 디프테리아)이 알츠하이머병 위험 감소 관련이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백신 4종은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8~32% 낮출 수 있고, 항생제와 항염제 가운데 일부도 알츠하이머병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어 임상시험에서 특별히 재활용된 약물 후보군을 추가 조사했다. 그 결과 항바이러스제(성분명 발라시클로비르), 항염제(성분명 몬테루카스트), 항고협압제(성분명 로사르탄) 등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27~54%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지혈증치료제(성분명 겜피브로질), 항염제(성분명 이부프로펜), 항생제(성분명 세프트리악손), 비타민D3(콜레칼시페롤) 등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14~24%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역류성식도염·간질·천식·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 등은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6~26%, 혈관확장제는 26%, 진통제는 33%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침 억제제, 항균제, 지질 변형제, 고혈압약인 ‘안지오텐신II 수용체 차단제’(ARB)도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10~14%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의 엑시터대 일리아나 로리다 박사(건강 및 커뮤니티과학)는 "모든 약에는 장단점이 있다. 숨겨진 약효도 있고, 부작용도 있다"며 "복용하는 약을 바꾸려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Data-driven discovery of associations between prescribed drugs and dementia risk: A systematic review)는 ≪알츠하이머와 치매: 중개 연구 및 임상 개입(Alzheimer's and Dementia: Translational Research & Clinical Intervention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