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형 식품점 5만 개 식품, 가공 점수 공개됐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과학 토대로 제품의 가공도 비교 가능해져
미국 내 대형 식료품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식품 5만개 품목이 얼마나 가공됐는지가 점수화돼 공개됐다. 13일(현지시간) 《네이처 푸드(Nature Food)》에 발표된 미국 의료연구기관인 매스제너랄브리검(MGB)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보도한 내용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초가공식품이 슈퍼마켓 진열대에 넘쳐나게 됐다. 첨가물, 방부제, 다량의 설탕, 소금, 건강에 해로운 지방이 함유된 식품들을 말한다. 초가공식품이 많이 함유된 식단은 비만, 당뇨병, 심장병과 같은 건강 문제를 야기한다. 과도한 가공은 식품에 유익한 영양소를 제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식품이 가공, 고도가공, 초가공 됐는지를 쉽게 구분할 방법이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브리검여성병원과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이 주축이 된 비영리연구기관인 MGB의 연구진은 타겟(Target), 홀푸즈(Whole Foods), 월마트(Walmart) 3개 대형 식료품 체인에서 판매되는 식품의 성분목록, 영양성분 및 가격을 수집하고 가공 방식에 따라 점수를 부여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5만 개 이상의 식품 품목이 포함된 데이터베이스인 GroceryDB를 구축해 트루 푸드 웹사이트(https://www.TrueFood.tech)에서 비교 가능하게 공개했다. 연구책임자인 브리검여성병원의 줄리아 메니체티 연구원은 “우리의 연구는 사람들이 음식 정보를 더 소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볼 수 있도록 일종의 번역기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가공식품에 점수를 매기는 시스템이 더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려는 소비자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2023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FPro 알고리즘을 사용했다. 이 알고리즘은 기계 학습을 활용하여 사용 가능한 식품의 가공 정도를 파악해 ‘가공 점수’를 매겼다. 점수가 높을수록 초가공 식품이 더 많다는 의미다. 홀푸즈는 최소 가공 옵션을 더 많이 제공하지만, 이 매장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식품은 초가공 식품이다.
일부 매장에서는 가공성이 높은 식품이 일부 카테고리의 유일한 옵션이었다. 예를 들어, 홀푸즈의 시리얼은 최소 가공부터 초가공까지 다양한 FPro 값을 제공한다. 하지만 월마트와 타겟에서 판매되는 모든 시리얼은 가공 점수가 높았다. 수프와 스튜, 요거트, 우유와 우유 대용품, 쿠키와 비스킷 카테고리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식료품점이 제품과 브랜드의 양 측면에서 다양한 종류를 판매할 수 있지만, 제공되는 가공 선택은 여러 매장에서 동일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영양 선택이 좁은 범위로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GroeryDB와 True Food 웹사이트의 데이터는 놀라울 정도로 상세하지만 3대 대형 체인의 매장의 음식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여전히 제한적이다. 앞으로 연구진은 지리적 위치 정보와 시간 모니터링을 추가해 미국의 다양한 지역의 식품 옵션과 그 변동성이 건강의 사회적 결정 요인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도 연구할 계획이다.
메니체티 연구원은 “사람들은 이 정보를 사용할 수 있지만, 우리의 목표는 이를 대중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대규모 데이터 기반 도구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양 분야의 대부분의 연구 활동은 여전히 수작업에 의존하지만 이번 연구가 보여주듯 AI와 데이터과학을 사용하면 규모 확장이 가능하다”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시도의 토대를 마련할 뿐 아니라 이러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국제적으로 비교 가능한 데이터 구축의 중요성을 인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3016-024-01095-7)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