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윈 남성, 살이 더 빠진다면...대장암 전조 증상?
고려대·고신대 의대 연구팀, 1033만명 조사
대장암은 뚜렷한 전조 증상이 없어 ‘침묵의 암’이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국내 의료진이 10년간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의 체중 변화와 대장암 발생률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고려대·고신대 의대 공동 연구팀은 2004~2006년 건강검진을 받은 후 2014~2016년 후속 건강검진을 받은 1033만2397명을 대상으로 체중 변화와 대장암 발생 위험을 조사했다. 특히 체중 변화에 따라 △5~20% 감소 △20% 이상 감소 △5~20% 증가 △20% 이상 증가로 나누고 변화량이 5% 이내인 대조군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18.5~30kg/m² 범위에 속하는 남성은 체중이 늘어나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높아졌다. 40세 미만 남성은 체중이 20% 이상 증가하면 대장암 위험이 6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여성은 체중 증가와 대장암 발생 간 명확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40대 이상 여성에서 체중이 20% 이상 감소한 경우 대장암 발생 위험이 24% 가량 줄어드는 결과가 확인됐다.
반대로 BMI 18.5kg/m² 미만의 저체중군은 오히려 체중이 줄었을 때 대장암 위험이 높아졌다. 저체중군 남성 중 체중이 5~20% 감소한 집단의 대장암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이다. 지나치게 낮은 체중 유지가 대장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해석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김현정 고려대 의대 교수(의학과)는 “체중 변화와 대장암 발생률의 연관성이 성별과 연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에 따라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예방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40세 미만 남성은 체중 증가를 방지하는 것이, 40세 이상 여성은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각각 대장암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