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고관절 부러지면...2개월 내 뇌졸중 등 위험 93%↑

특히 심부전 환자가 고관절 부러지면, 심근경색·뇌졸중 위험 5배…고관절 골절 방치하면, 2년 내 70% 사망

골절이 부러져 혈중 칼슘 수치가 쑥 올라가면, 뇌졸중 등 심혈관병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골절 후 심혈관병 위험을 신속하게 관리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관절은 넓적다리뼈와 엉덩뼈가 만나는 관절이다. 골다공증, 근력 약화 등으로 고관절이 부러진 노인은 골절 후 2개월 안에 심근경색·뇌졸중·심부전 등 심혈관병에 걸릴 위험이 93%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콩대 의대·약대 연구팀은 영국·홍콩의 65세 이상 고관절 골절 환자 약 10만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영국 고관절 골절 환자 2만7948명(평균 나이 82.5세, 여성이 74.3%), 홍콩 고관절 골절 환자 7만8417명(평균 나이 83.4세, 여성이 68.6%)의 데이터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관절이 골절된 노인은 다른 특별한 병이 없어도, 골절 후 두 달 안에 각종 심혈관병에 걸릴 위험이 93%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관절이 부러진 심부전 환자는 그렇지 않은 심부전 환자에 비해 심혈관병에 걸릴 위험이 5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에 의하면 인구의 급격한 고령화에 따라 고관절 골절 환자는 2050년까지 약 2배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여성 환자가 전체의 3분의2 이상이다. 고관절 골절 외에 통증, 독감 및 이와 비슷한 질병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혈관병 위험을 높인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고관절 골절을 겪은 심부전 환자는 그렇지 않은 심부전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지며, 예후(치료 후 경과)도 썩 좋지 않다.

연구의 제1저자인 청칭 룽 부교수(약학부)는 “골절이 부러져 혈중 칼슘 수치가 쑥 올라가면, 뇌졸중 등 심혈관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골절 후 심혈관병 위험을 신속하게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뼈는 몸안에서 중요한 칼슘 저장소 역할을 한다. 뼈가 부러져 칼슘이 핏속에 쌓이면 혈관이 석회화하며, 이는 심혈관병의 큰 위험 요소다.

고관절 골절은 노화에 따른 골다공증 악화를 비롯해 근육량 감소, 척추관절 퇴행, 균형감각 저하 및 상실 등으로 생긴다. 대한골대사학회 통계(2019년)에 따르면 50세의 22.4%가 골다공증을 겪는다, 연령대별 골다공증 유병률은 50대 15.4%, 60대 36.6%, 70대 이상 68.5% 등이다. 나이를 더 먹을수록 골다공증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늘어나며, 고관절 골절 위험도 크게 높아진다. 고관절이 부러지면 잘 움직일 수 없고 하루의 대부분을 누워지내야 한다. 욕창이 심해지고 폐렴 등 각종 합병증이 나타난다. 고관절 골절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환자의 약 70%가 2년 안에 숨진다.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환자도 1년 안에 14.7%, 2년 안에 24.3%가 사망한다는 통계도 있다.

이 연구 결과(Unveiling unique clinical phenotypes of hip fracture patients and the temporal association with cardiovascular events)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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