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어눌하고 반신마비"...뇌졸중 같았는데 '이 병', 편두통 일종이라고?
뇌졸중 증상인 줄 알았는데 편두통 진단, 지팡이 필요할 만큼 큰 타격
레오나 하그리브스(26)는 지난해 일을 하던 중 뇌졸중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겪었다. 갑자기 왼쪽 눈이 보이지 않는데다 몸 왼쪽에 힘이 빠졌고, 말이 어눌해지며 죽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모두가 뇌졸중이라고 생각했지만, 검사 결과 원인은 편두통이었다.
영국 매체 더선에 의하면, 레오나의 진단명은 반신마비 편두통(hemiplegic migraines)이다. 반신마비 편두통은 뇌졸중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킨다. 3개월이 지난 지금도 레오나는 2~3주에 한 번씩 심한 편두통을 경험한다. 한 번 두통이 시작되면 며칠씩 지속되기도 한다. 그는 “보통 편두통은 하루 정도 지속되다 사라진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겪는 편두통은 며칠에 걸쳐 쌓이다 심한 두통이 길면 일주일까지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한 번 편두통이 나타나면 근육이 약해져 움직이지 못할 정도라 지팡이를 사용해야 한다. 그럴 때마다 영영 걷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는 레오나는 “더 이상 풀타임으로 일할 수 없고, 친구들을 만나러 집을 나서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레오나는 열세 살 때 편두통을 처음 경험했다. 당시에도 왼쪽 눈의 시야가 흐려지면서 편두통이 시작됐다. 시간이 흘러 열 여섯 살이 되자 편두통은 사라졌고, 이후 10년 동안은 편두통 걱정 없이 생활했다. 그러다 지난 10월 편두통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근무시간을 일주일에 3일로 줄여야 할 만큼 일상생활이 어려워졌지만, 레오나는 이를 이겨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현재 그는 런던에 위치한 국립 편두통 센터에서 증상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치료 옵션을 시도하고 있다.
몸 한쪽 근육 약해지는 증상 동반하는 반신마비 편두통, 1만 명 중 1명 경험
반신마비 편두통은 편두통의 한 유형으로, 편두통 증상에 더해 몸의 한쪽 편 근육이 약해지는 증상을 일으킨다. 근육 약화는 보통 편두통 전조 단계에 발생하며 감각이나 시각, 언어 변화를 동반하기도 한다.
반신마비 편두통은 유전적 요인과 연관성이 있는 가족성 반신마비 편두통과 가족력이나 유전적 연관성이 없는 사람에게 무작위로 발생하는 산발성 반신마비 편두통이 있다. 가족성 반신마비 편두통은 보통 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와 관련해 세 가지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바 있다.
사연 속 여성이 겪은 것처럼, 반신마비 편두통은 뇌졸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몸 한쪽의 근육이 약해지고, 번쩍이는 빛이 보이거나 복시 등 시야에 변화가 나타나며, 얼굴이나 팔다리에 감각이 없어지고, 말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은 대개 1시간에서 며칠 동안 지속되지만, 드물게 4주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연구에 의하면, 반신마비 편두통은 1만 명 중 1명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치료는 다른 편두통과 마찬가지로 환자의 병력이나 개별 증상을 고려해 약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편두통은 대개 며칠 후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지만 드물게 몇 주까지도 지속되어 정신적, 신체적으로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