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에 물집내는 헤르페스...알츠하이머병도 부른다?
헤르페스1형 걸리면 뇌 보호 위해 알츠하이머병 인자인 타우 유발돼
헤르페스가 알츠하이머병 유발 인자 중 하나인 타우 단백질 발현을 유발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발표된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DNA를 함유하는 바이러스로 1형(HSV1)과 2형(HSV2)이 있다. 1형은 주로 입술 주위에 포진(물집)을 일으키고, 2형은 주로 성기 주위에 포진을 일으키지만 1형도 성기 주위에 감염될 수 있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단순포진을 일으키는 HSV1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뇌에서 더 많은 양의 타우 단백질 발현을 유발한다. 처음에는 바이러스로부터 뇌를 보호할 수 있지만 나중에는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이 단백질의 엉킴으로 뇌 손상이 초래된다는 설명이다.
연구책임자인 피츠버그대 의대의 오르 셰메시 교수(안과)는 “우리의 연구는 타우가 처음에는 뇌의 면역 방어의 일부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타우가 해롭다는 기존의 견해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발견은 감염, 면역 반응, 신경 퇴행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강조하여 새로운 관점과 잠재적인 치료 개발 목표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존스홉킨스의대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50%~80%가 1형 헤르페스를 겪는다. 50세까지 성인의 약 90%가 HSV1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HSV1 관련 단백질을 확인했다. 또 알츠하이머병의 특징 중 하나로 알려진 타우 단백질이 축적되는 ‘타우 엉킴’에서 더 많은 양의 HSV1 단백질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가 뇌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페트리 접시에 담긴 인간 뇌의 미니어처 세포 모델을 만들었다. 그 모델에 따르면 HSV1 감염은 뇌의 타우 단백질 수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타우는 감염으로 인해 신경 세포가 죽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그러나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타우 단백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왜 타우가 일부 뇌에서 보호에서 파괴로 전환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표적으로 하거나 뇌의 면역 반응을 미세 조정하는 약물 시험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루게릭병 같은 다른 퇴행성 뇌 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cell.com/cell-reports/fulltext/S2211-1247(24)01460-8)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