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혈액검사로 항암 면역치료 효과 예측하는 AI 나왔다
기존 두 종의 유전자검사법보다 단순하고 저렴하면서 정확도 높아
면역치료제가 해당 암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여부를 일반적 혈액검사 결과롤 통해 판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이 개발됐다. 《네이처 의학(Nature Medicine)》에 발표된 미국 메모리얼슬론케터링 암센터(MSK)와 마운트시나이병원의 티쉬 암연구소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의학전문 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면역항암제로 통칭되는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는 T세포 등과 같은 특정 면역세포와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면역관문 단백질을 차단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몸 속에서 면역체계의 활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려, 정상세포의 손상 없이 암세포를 제거하도록 한다. 항암치료에 따른 부작용 부담이 컸던 1세대 항암제(수술 및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암세포만을 타깃으로 작용하는 2세대 항암제(표적치료제)에 이은 3세대 항암제로도 불린다.
문제는 이런 면역요법이 효과를 발휘하는 환자가 따로 있다는 데 있다. 연구책임자 중 한 명인 MSK의 루크 모리스 연구실장(외과의)은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에 매우 강력한 도구이지만 효과가 없는 환자가 많으며 비교적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면역요법 효과를 예측해주는 검사법은 두 가지가 있다. 종양 내 돌연변이 수로 판정하는 '종양 돌연변이 부담'(TMB)과 종양 샘플에서 프로그램된 데스 리간드 1 단백질의 발현을 평가하는 'PD-L1 면역조직염색'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이들 유전자 검사법은 모두 종양 샘플을 채취해야 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연구진이 개발한 '스콜피오(SCORPIO)'라는 AI 기반 진단법은 일상적인 혈액 검사 결과를 토대로 여러 종류 암에 대한 면역요법 반응을 예측한다. 따라서 두 유전자검사법보다 간단하고 저렴할 뿐 아니라 결과 예측도도 높다고 모리스 교수는 강조했다.
스콜피오는 17가지 유형의 암에 걸린 환자 중 면역관문억제제 치료를 받은 1600명 이상 MSK 환자의 데이터에 대한 기계학습을 통해 개발됐다. 그런 다음 2500명이 넘는 또 다른 MSK 암환자의 데이터를 토대로 면역요법 적용했을 때 생존율을 TMB와 비교한 결과 더 우수한 예측력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런 2개의 내부 평가 외에 2개의 외부 평가를 추가로 진행했다. 세계적으로 10개의 다른 3상 임상 시험에서 면역관문억제제로 치료받은 약 4500명의 데이터와 시나이마운트병원에서 치료받은 약 1200명 환자의 데이터를 토대로 스콜피오와 'PD-L1 면역조직염색'의 예측정확도를 비교한 결과 스콜피오가 더 우수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는 총 21개의 암 유형을 지닌 9745명 환자들의 데이터가 적용됐다. 이는 현재까지 암 면역 치료 분야에서 가장 큰 규모다.
연구진은 전 세계 병원 및 암 센터와 협력하여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 추가 데이터를 토대로 추가적 정확도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얻게 되는 피드백은 스콜피오의 정확도를 더 높여줄 수 있다. 또한 임상의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기 위한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라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24-03398-5)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