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속 '이것', 아이들 IQ 떨어뜨린다?"...美서 불소 논쟁, 왜?
한국은 2018년 이후 중단....불소도포나 불소양치 권장해
최근 ‘JAMA(미국의사협회저널) 소아학’지에 불소 노출이 많은 아이일수록 IQ가 낮다는 논문이 발표되자 수돗물 불소화 논란이 재점화됐다고 미국 NBC 뉴스가 보도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산하 국립환경보건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Environmental Health Studies) 연구팀은 74건의 연구를 검토했다.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 이뤄진 이 연구들은 물과 소변 속의 불소 농도를 분석했다. 중국 등 다른 나라의 불소 농도는 미국보다 훨씬 높다.
수석 저자인 카일라 테일러 박사는 “아이들의 소변에서 불소가 조금씩 증가할 때마다 IQ가 1.63 줄었다”면서 “아이가 불소에 많이 노출될수록 IQ는 더 낮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불소는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수돗물에 첨가됐다. 미국의 어떤 연구도 불소가 도입된 이래 아이들의 IQ가 줄었다는 결론을 내지는 않았다.
미국 지역 사회에서는 불소 첨가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플로리다 공중위생 국장은 불소 첨가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치과의사들은 이 연구 결과가 공중 보건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미국 소아치과학회 임상협의회 의장인 에리카 카프리 박사는 “불소가 제거된 지역에서 충치율이 극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미국소아과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미국치과의사협회(American Dental Association) 등은 수돗물 불소화를 지지하고 있다.
ADA 대변인 스콧 토마르 박사는 “불소로 인한 지능 저하는 명확한 사례가 아니며, 우리가 수돗물 불소화에 사용하는 불소 수준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발표된 호주의 한 연구를 예로 들었다. 이 연구는 어린 시절의 불소 노출과 부정적인 인지 발달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퀸즐랜드대 연구진은 2012년부터 어린이를 모집해서 10대가 됐을 때 인지 발달을 추적해 불소화된 물을 마시는 아이들이 약간 높은 IQ를 지녔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퀸즐랜드의 불소화 수준은 미국의 권장 사항과 일치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불소의 독성에 대한 모든 연관성이 연구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대 보건과학 교수 브루스 랜피어 박사는 “독립적인 과학 패널이 모여 증거를 검토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국공중보건서비스(U.S. Public Health Service)는 음용수 불소 농도를 0.7mg/L로 할 것을 권장한다. NIH의 수석 저자 테일러는 그 수준이 미국 아이들의 IQ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할 충분한 데이터가 없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의 한 연방 판사는 지난해 9월 불소화된 물이 공중 보건에 위험하다는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환경보호국은 수돗물 불소화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불소를 둘러싼 싸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 동안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는 “불소가 관절염, 골절, 골암, IQ 감퇴 및 기타 문제와 관련된 산업 폐기물이다”고 말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
한국에서는 1981년 진해시를 시작으로 2014년까지 16개 지역에서 수돗물 불소화사업을 시행했다. 이후 2015년 13개 지역, 2016년 12개 지역, 2017년 10개 지역으로 점차 줄었다. 2018년부터는 수돗물 불소화 사업을 하는 지자체는 없다. 지역 주민들의 치아불소증(치아 에나멜층이 벗겨지거나 변색되는 증상)과 뇌신경 독성 등 다량의 불소 섭취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보건소에서는 초등학교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불소의 충치 예방 효과를 홍보하고 있다. 치과 전문가가 0.2% 불소를 치아에 도포하거나, 불소용액양치사업으로 0.05% 불소용액을 나누어 주어 매일 양치하도록 교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