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술꾼 많으면 나도?"...술친구 잘 사귀어야 하는 이유는?

주변에 술꾼 많으면, 폭음 확률 '쑥'...건강에 문제 생겼다면 술친구 조절해야

나이가 들면서 귀한 술친구가 하나둘 줄어든다며 아쉬움을 나타내는 사람이 주변에 꽤 있다. 하지만 오랜 술친구 때문에 과음 폭음으로 건강을 해치는 사례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친구 따라 강남 간다. 젊은 시절엔 술을 많이 마시는 동료, 친구가 많을수록 술자리가 잦고 폭음을 많이 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머리가 희끗희끗한 나이에도 술 마시는 동료, 친구의 영향을 여전히 많이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연구팀은 미국 ‘프레이밍햄 심장연구’ 참가자 1700명 이상의 음주행동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나이든 성인도 사회적 관계망, 즉 동료·친구가 음주 습관(횟수 및 음주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제1저자인 마르텐 반 덴 엔데 박사(심리학, 박사후연구원)는 “개인의 음주 행동 형성에는 사회적 환경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걸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주변에 술꾼이 많으면 폭음할 확률이 약 50%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욕 생활을 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으면 개인 소비가 약 50%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연구팀은 미국 메사추세츠주에서 1948년 시작된 ‘플레이밍 심장 연구’ 참가자(5718명) 가운데 생존한 1719명의 음주와 관련된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데이터에는 음주 습관, 흡연 습관, 직업적 성공, 가족이나 친구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정보가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참가자를 금주자, 적당한 수준의 음주자(여성 주 1~7회, 남성 주 1~14회), 과음자(여성 7회 초과, 남성 14회 초과) 등 세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주변에 술꾼 많으면, 폭음 확률이 50% 높아지고, 금욕생활자 많으면 소비 50% 감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음주량이 많은 사람은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과 더 많은 관계를 맺고, 음주량이 적은 사람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과 더 많은 관계를 맺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습관은 나이와 관계없이 주변 사람들의 음주 습관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음주와 관련해 사람과 사회적 접촉 사이에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가 존재하며, 나이든 사람도 모두 주변 사람 음주 습관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개인의 음주 행동은 사회적 환경 역학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 그 역학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술을 마시는 친구가 많을수록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음주량이 늘어나고, 술을 마시지 않는 친구가 많을수록 음주량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어 술이 건강에 매우 나쁜 영향을 끼친다면 사회적 관계 및 환경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음주와 흡연 습관, 직업적 지위의 사이에는 명확한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이나 사회경제적 지위보다, 사회적 환경이 음주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이 연구 결과(Societal spirits in the silver streak: Unraveling complexity in drinking habits of the mature adult population)는 ≪알코올: 임상 및 실험 연구(Alcohol: Clinical and Experimental Research)≫ 저널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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