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생각해서?"...머리카락 유독 빨리 자라는 진짜 이유는?
유전자·나이·호르몬 등이 복합 작용한 결과
손톱과 머리카락이 다른 사람보다 빨리 자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정말 그럴까? 여러 가지 원인으로 그럴 수 있다고 전문가집단의 비영리 대안언론 ‘컨버세이션’이 최근 보도한 내용이다.
역사적으로 머리카락과 손톱은 우리가 누구인지와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미용사와 네일 아티스트가 없어 그대로 방치한다면 머리카락과 손톱은 끊임없이 자랄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우리 머리카락은 한 달에 평균 1㎝씩 자라고 손톱은 평균 3㎜가 조금 넘게 자란다. 그대로 두면 엄청나게 길게 자랄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라푼젤’로 불리는 알리아 나시로바(키 165㎝)의 머리카락은 257.33cm라는 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놀랍게도 세계에서 가장 긴 손톱 길이는 그를 능가한다. 미국의 다이애나 암스트롱의 손톱은 그 5배가 넘는 1306.58㎝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머리를 자르고 손톱을 다듬는데 일부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자란다. 그들의 머리카락과 손톱이 더 빨리 자라는 이유는 뭘까?
머리카락과 손톱 기본 성분은 같아
머리카락과 손톱의 기본 성분은 같다. 머리카락과 손톱은 대부분 케라틴으로 이뤄졌다. 둘 다 피부 아래의 기질 세포에서 자라며 다양한 세포 분열 패턴을 통해 자란다.
손톱은 손톱 밑 피부 아래에 있는 기질 세포에서 꾸준히 자란다. 이 세포는 분열하면서 오래된 세포를 앞으로 밀어낸다. 성장하면서 새로운 세포는 손톱바닥(풍부한 혈액 공급으로 인해 분홍색으로 보이는 손톱 아래의 평평한 부분)을 따라 미끄러져 나온다.
머리카락 또한 기질 세포에서 자란다. 피부 아래 모낭이란 주머니에 싸인 모근에서 자라 우리 눈에 보이는 부분인 모간으로 자라나게 된다. 모낭은 신경과 연결돼 있다. 그래서 머리카락을 뽑으면 아프다. 모낭에는 또 머리카락에 윤활유를 공급하는 분비샘과 추울 때 머리카락을 일어서게 하는 작은 근육이 있다.
모낭의 기저부에는 모구가 있는데, 여기에는 모낭에 혈액을 공급하는 매우 중요한 모유두가 들어있다. 모유두 근처의 기질 세포가 분열해 새로운 모세포(머리카락세포)를 생성하고, 이 모세포가 굳어져 모간을 형성한다. 새로운 모세포가 만들어지면 모발이 피부 위로 밀려 올라가고 모발이 자란다.
하지만 모유두는 모낭의 기저부로 이동해 모발 기질을 형성하도록 줄기세포에 신호를 보내 모발 성장 주기를 조절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면 기질세포는 분열 신호를 받아 새로운 성장 단계를 시작한다.
머리카락이 손톱은 어떻게 다른가?
손톱과 달리 머리카락은 주기적으로 자란다. 과학자들은 모발 성장의 네 단계를 확인했다. △1단계-2년~8년 간 지속되는 아나겐(성장기) △2단계-성장이 둔화되고 약 2주 동안 지속되는 카타겐(전이기) △3단계-성장이 전혀 없는 텔로겐(휴지기라고 불리며 보통 두세 달 동안 지속됨) △4단계- 모발이 빠지고 동일한 모낭에서 자라는 새로운 모발로 대체되는 엑소겐(탈모기). 이와 함께 1단계부터 새로운 주기가 반복된다.
각 모낭은 사람이 살아있는 동안 이 주기를 10회~30회 거친다. 모든 모낭이 같은 속도로 성장하여 동시에 같은 단계에 들어간다면 우리 모두 대머리가 될 때도 있게 된다. 일반적으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어느 시점에서도 머리카락 10개 중 1개 꼴로 휴지기에 있다.
우리는 매일 약 100~150개의 머리카락을 잃지만, 평균적으로 10만개의 머리털을 갖고 있기에 이러한 자연스러운 털 배출은 거의 감지되지 않는다.
사람마다 자라는 속도 왜 다를까?
유전자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모발 성장률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가족 구성원 간에는 일관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손톱도 유전자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형제자매, 특히 일란성 쌍둥이는 손톱 성장률이 비슷한 경향이 있다.
다른 영향도 있다. 나이는 건강한 사람의 모발과 손톱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젊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노화에 따른 신진대사와 세포 분열이 느려지기 때문에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
호르몬 변화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신은 종종 모발과 손톱 성장률을 가속화한다. 반면 폐경기와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성장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영양도 머리카락과 손톱의 강도와 성장 속도의 차이를 가져온다. 머리카락과 손톱은 대부분 케라틴으로 구성돼 있지만 수분, 지방 및 다양한 미네랄도 함유하고 있다. 머리카락과 손톱이 계속 자라기 때문에 이러한 미네랄을 교체해야 한다.
머리카락, 손톱 건강하게 관리하려면?
때문에 머리카락과 손톱을 지탱할 수 있는 충분한 영양소를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이 머리카락과 손톱 건강 관리에 필수적이다. 영양소 결핍은 성장주기를 방해하거나 구조를 약화시켜 탈모와 손톱 부러짐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철분과 아연 결핍은 모두 탈모 및 손톱 부서짐과 관련이 있다.
이는 두터운 모발과 강하고 잘 다듬어진 손톱이 오랫동안 건강과 높은 지위에 대한 통념과 연관되어 온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모든 통념이 사실인 것은 아니다. 사람이 죽은 뒤에도 머리카락과 손톱이 자란다는 통념은 잘못된 것이다. 죽은 뒤에는 머리카락과 손톱이 자라지 않는다. 사후에 몸이 탈수되면 피부가 수축돼 머리카락과 손톱이 길어 보이는 효과가 발생할 뿐이다.
장의사들은 이 현상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인의 손끝에 조직 필러를 주입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살았든 죽었든 우리는 머리카락과 손톱 돌보는 일에서 해방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