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늘고 머리카락 빠져"...의사도 놓친 '이 병', 스스로 알아낸 女 사연은?
자가면역 질환 '하시모토병' 진단 ...면역 체계가 갑상선을 공격해 염증 일으켜
갑상선 이상으로 인해 여러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가 정상이라는 이유만으로 병 진단을 받을 수 없었던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6세 도미니카 블론스카는 3년 전, 건강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서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 항상 피곤했고, 머리카락이 빠지고 피부가 엉망이 됐다. 체중이 계속 늘었고, 생리도 불규칙해진 것이다. 그는 "내 몸이 완전히 망가진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답답한 마음에 GP(일반의)를 찾아갔지만, 혈액검사 결과가 '정상 범위'라는 이유로 더 이상 진단이나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그의 증상은 점점 더 심각해졌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그는 인터넷 검색과 자료 조사를 통해 갑상선 질환을 의심했다. 자신의 증상이 갑상선 이상 문제로 나타난 것과 거의 비슷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GP에게 갑상선 이상 문제를 논의했지만 GP는 그의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수치가 정상 범위라는 이유로 추가 검사를 권하지 않았다. TSH 검사 하나로는 갑상선 문제를 모두 진단할 수 없었는데도 말이다.
결국 그는 스스로 기능의학 전문가를 찾아갔다. 기능의학은 전통적인 의학과 달리 질병의 근본 원인을 찾아내고, 환자 개개인의 특성과 몸의 전체적인 균형을 고려하여 치료하는 접근법을 말한다. 이곳에서 블론스카는 '하시모토병(Hashimoto’s disease)'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시모토병은 자가면역 질환으로, 면역 체계가 갑상선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고 호르몬 생산 능력을 감소시키는 만성 질환이다. 초기에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다른 질병과도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블론스카는 처음 진단받았을 때 두려움을 느꼈다. 그는 "이 병이 평생 따라다닐 거라는 사실이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왜 이런 고통을 겪는지 알게 됐다는 점에서는 안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능의학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생활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염증을 관리하며, 적절한 영양소 섭취에 집중했다. 정확한 갑상선 검사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는 "증상이 의심된다면 자유 T3, 자유 T4, 갑상선 항체 검사까지 포함된 완전한 검사를 요청해야 한다. 기존 의료 시스템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다른 의견을 구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하시모토병이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올바른 지원과 지식을 통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블론스카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자가면역 질환과 갑상선 건강의 중요성을 이해하길 희망하고 있다.
다른 질환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증상들...진단 시까지 시간 걸리기도
블론스카가 원인을 모르다 진단받은 하시모토병(Hashimoto’s Disease)은 1912년에 이 질환을 처음으로 의학적으로 기술한 인물인 일본 의사 하시모토 하쿠루(Hakaru Hashimoto) 박사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갑상선은 신진대사, 체온, 호르몬 조절 등 신체의 여러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하시모토병이 있으면 갑상선이 충분한 호르몬을 생산하지 못해 갑상선 기능저하증(Hypothyroidism)이 발생하게 된다.
주로 유전적 요인과 연관이 있으며, 제1형 당뇨병, 루푸스, 백반증 같은 다른 자가면역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더 흔하게 발견된다. 환경적 요인, 스트레스, 감염, 요오드 섭취 과다 또는 부족과 같은 요소들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시모토병의 증상은 초기에는 뚜렷하지 않지만, 질환이 진행되면서 피로, 체중 증가, 추위에 민감해지는 현상, 건조한 피부, 탈모, 생리 불규칙, 우울감, 변비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다른 질환에서도 흔히 볼 수 있어 병을 진단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 자극 호르몬만으로는 진단 어려워...포괄적 검사 받아야
진단은 주로 혈액검사를 통해 이루어지며, 갑상선 자극 호르몬(TSH), 자유 T4, 자유 T3, 그리고 갑상선 항체(TPO 항체, TG 항체) 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단순히 TSH 검사만으로는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포괄적인 검사를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시모토병은 완치가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로 증상을 조절하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주로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하기 위해 레보티록신(Levothyroxine)과 같은 약물을 복용하며,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용량을 조정한다. 이와 함께 스트레스 관리, 염증 감소를 위한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등의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하시모토병을 방치하면 심혈관 질환, 불임, 심한 경우 혼수상태(믹시드마)와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의심되면 조기에 검사를 받고, 필요하다면 다른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시모토병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올바른 치료와 자기 관리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