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환자는 자살 위험 높습니다"...AI가 의료진에 경고해 예방 가능

30일 동안 자살 시도 위험 높은 환자 선별해 의료진에게 경고

자살 위험이 높은 환자를 효과적으로 선별해 의료진에게 경고해주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이 개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살 위험이 높은 환자를 효과적으로 선별해 의료진에게 경고해주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이 개발됐다. 최근 《미국의학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미국 밴더빌트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보도한 내용이다.

밴더빌트대 의대의 콜린 월시 교수(생물의학 정보학 및 정신의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밴더빌트 자살 시도 및 생각 가능성 모델(VSAIL)’이라는 AI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리고 밴더빌트대학병원의 3개 정신과 클리닉을 정기 방문하는 환자의 자살 위험을 효과적으로 예측하는지를 시험했다. 정신과 클리닉에 초점을 맞춘 것은 특정 신경학적 상태가 자살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먼저 의사의 업무 흐름을 방해하는 자동 팝업 알림과 환자의 전자 차트에 위험 정보를 단순히 표시하는 수동형 시스템이라는 두 가지 접근 방식을 비교했다. 그 결과, 중단형 경고가 훨씬 더 효과적이어서 의사가 선별 경고의 42%에 해당하는 자살 위험 평가를 수행했다. 반면 수동형 시스템의 자살 위험 평가 수행은 4%에 불과했다.

월시 교수는 “자살로 사망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망 전 해에 정신건강과 무관한 이유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보편적 검진이 모든 환경에서 실용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고위험 환자를 식별하고 집중적인 검진 대화를 유도하기 위해 VSAIL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자살은 지난 30년간 증가 추세에 있다. 매년 미국인 10만 명 중 14.2명이 자살로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인 사망 원인의 11번째를 차지한다. 연구에 따르면 자살로 사망하는 사람의 77%가 사망 전 해에 1차 의료기관과 접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 위험 선별 검사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평가가 가장 필요한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월시 교수 연구진이 개발한 VSAIL 모델은 전자 건강기록의 일상적인 정보를 분석해 환자가 30일간 동안 자살 시도할 위험을 계산한다.

이 모델은 환자 기록에 위험하다는 표시만 해주고 경고는 발하지 않았던 초기 예상 테스트에서 고위험 환자를 식별하는데 효과적임이 입증됐다. 위험 표시가 발생했던 23명 중 1명이 실제 자살 생각이 떠올랐다고 보고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VSAIL가 고위험 환자로 예측한 환자가 밴더빌트대학병원 정신과 클리닉을 방문했을 때 담당 의사는 중단형 경고를 받거나 비중단(수동형) 경고를 받았다. 연구진은 유사한 시스템을 다른 의료 환경에서도 시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월시 교수는 “전체 환자 방문의 약 8%만 이 선별 검사가 필요하다(자살 위험이 높다)는 판정을 받았다”면서 “이러한 선별적 접근 방식이 자살 예방 노력을 더욱 실현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6개월 동안 7732명의 방문환자에 대해 총 596건의 선별 경고가 발생했다. 30일 의 추적 기간 동안 VUMC 건강 기록을 검토한 결과, 무작위 경고 그룹 중 어느 환자도 자살 충동이나 자살 시도를 경험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단 경고는 검사를 유도하는 데 더 효과적이었지만 의사가 빈번한 자동 알림에 시달릴 경우 ‘경고 피로’를 초래할 수 있다.

연구진은 향후 연구에서 이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월시 교수는 “중단 경고의 효과와 잠재적인 단점을 균형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연구결과는 잘 설계된 경고와 결합된 자동화된 위험 감지가 자살 예방 서비스가 필요한 더 많은 환자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82865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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