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음식 먹고도 살찌고 안찌고"...사람 마다 다른 이유 '여기' 있다
장내 세균의 구성과 활동에 따라 개인차 생겨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는 사람도 있고 맘껏 먹고도 탄탄한 몸매를 유지해 부러움을 사는 사람도 있다. 같은 음식이라도 사람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팀이 그 이유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50명에게 버터와 잼을 곁들인 호밀빵, 삶은 달걀, 견과류와 블루베리를 곁들인 플레인 요구르트, 물 한 잔으로 구성된 표준화된 아침 식사와 동시에 크기가 26x13mm인 캡슐을 먹도록 했다.
이 캡슐은 위, 소장, 대장을 통과하면서 pH, 온도 및 압력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대개 12-72시간 뒤에 대변을 통해 몸 밖으로 나왔다. 연구진은 장 환경과 개인 간의 이동 시간 모두에서 유의미한 데이터의 차이를 빠르게 관찰했다.
코펜하겐대 영양, 운동 및 스포츠학과 헨릭 로아저 교수는 “소장이 대부분 영양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소장 이동 시간의 차이는 흡수 영양소의 양과 장내 세균이 활동하는 대장으로 전달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캡슐은 이전에 식이 패턴과 대변으로만 얻을 수 있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준다”고 말했다.
캡슐은 위장에서 매우 낮은 pH 값을 기록했다. 이는 위산이 나와 음식무레 섞이기 때문이다. 캡슐은 음식과 함께 소장으로 이동했다. 장 세포는 위산을 중화하는 알칼리성 중탄산염을 방출하고 영양소를 흡수했다.
그 다음에 캡슐은 남은 음식과 함께 대장으로 이동했고 장내 세균은 음식을 발효했다. 장내 세균은 지방산을 생성해 결장의 첫 번째 부분에서 pH 값을 다시 떨어뜨렸다. pH 값은 지방산이 장 벽을 통해 점차 흡수되고 장내 세균의 활동이 변화함에 따라 대장의 길이에 따라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로아저 교수는 “캡슐이 측정한 pH 값 변화를 기반으로 음식이 장의 다른 부분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 추정할 수 있다”면서 “장내 환경과 pH가 세균의 구성 및 활동의 차이와 관련이 있으며 사람은 각자 다른 장 환경 조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장내 환경의 변화가 장내 세균의 구성과 활동에 영향을 미쳐 사람들은 동일한 음식에 다르게 반응한다. 영양분의 흡수량과 소화시간이 달라진다. 장의 생리와 환경이 인간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과 신진대사의 개인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연구는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Gut physiology and environment explain variations in human gut microbiome composition and metabolism’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