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집 곰팡이 탓에"...몸 전체 염증 '이병'걸린 30대男, 무슨 일?
10여년간 곰팡이 노출...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 진단, 패혈증 발생까지
집안 가득한 곰팡이 탓에 아스페르길루스증과 패혈증에 시달린 30대 영국 남성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매튜 랭스워스(32)는 10년간 집안의 곰팡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건강이 악화했다. 그가 처음 곰팡이를 발견한 시기는 2013년. 곰팡이는 화장실을 비롯 주방, 침실 등 곳곳에 발생했다. 매튜는 "처음 곰팡이를 발견한 후 여러 번 수리를 시도했지만 효과는 없었다"며 "내 침실의 한쪽 벽면은 모두 곰팡이로 가득했다"고 설명했다.
매튜는 피부와 장 건강이 나빠지고 숨이 차 걷기조차 어려운 상태가 됐다.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Invasive Aspergillosis)에 걸렸기 때문이다. 당장 이사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그는 집주인에게 곰팡이에 대해 여러 번 알렸다. 하지만 집주인의 대처가 미흡했는 게 그의 주장이다. 매튜는 "집75% 정도에 곰팡이가 존재했지만 집주인은 그저 곰팡이를 닦거나 페인트를 새로 칠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8월에는 누수 문제를 해결하는 작업도 진행됐다. 이에 매튜는 3개월간 집을 비운 후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2주 만에 폐렴에 걸려 5일 동안 입원했다. 퇴원 후에는 3시간 만에 패혈증 쇼크가 발생해 다시 병원에 갔고, 일주일간 입원해야만 했다. 매튜는 "곰팡이가 내 몸을 공격했다"며 "의사는 내 몸이 곰팡이 감염과 싸우고 있지만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 했다"고 말했다.
집주인 측은 추가 수리를 진행해 집에 습기와 곰팡이 제거를 위해 추가 수리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장기간 곰팡이에 노출된 매튜는 현재 상점까지 걷기 등 간단한 일상 활동도 어려운 상태다. 그는 "이 시련으로 내 삶은 육체적, 정신적, 재정적으로 완전히 망가졌다"며 "병에 걸리기 전에는 일주일에 2~3번 체육관에 갔고, 주말에는 6~7마일 산책을 했던 활동적인 삶을 살았다"고 했다.
이어 "이제는 걷다가 쉬지 않으면 집 근처 가게에도 갈 수 없다"며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만으로 과도한 발한,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아스페르길루스 곰팡이가 일으키는 병...폐를 비롯, 부비동, 중추신경계등 감염
사연 속 남성에게 발생한 아스페르길루스증은 아스페르길루스(Aspergillus) 곰팡이가 일으키는 감염증이다. 다양한 자연 환경에 존재하는 곰팡이인 아스페르길루스는 호흡을 통해 공기 중 아스페르길루스 포자가 사람의 몸에 들어온다. 대부분 건강한 사람에게는 문제되지 않지만 집중적으로 포자에 노출되면 건강한 사람도 아스페루길루스증에 걸릴 수 있다.
이 병은 크게 알레르기성, 아스페르길루스종,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으로 구분된다. 먼저, 알레르기성 아스페길루스증은 오한, 발열, 흉통, 호흡 곤란 등을 유발한다. 아스페르길루스종은 곰팡이가 폐 등에서 자라 덩어리를 만든다. 당장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만성 기침, 오한, 체중 감소 등 위험이 높다.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은 아스페르길루스증의 가장 심각한 형태다. 곰팡이가 폐를 가장 많이 침범하지만 부비동, 중추신경계, 피부 등 전신 어느 부위든 감염될 수 있다. 발열, 흉통,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조직 손상, 혈전 등을 일으킨다. 위 사연에서 알 수 있듯 심하면 패혈증도 발생한다. 패혈증이란 세균·바이러스 등의 감염으로 전신에 염증이 있는 상태다.
신속히 원인균 치료해야...면역력 낮다면 감염 주의
자칫하면 치명적일 수 있기에 아스페르길루스증이 의심되면 신속히 원인균을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흉부엑스레이로 아스페르길루스증은 진단 가능하다. 혈액 검사, 객담 검사 등으로 원인균을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다르지만 알레르기성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제제가 흔히 쓰인다. 아스페르길루스종은 수술로 절제하고 항진균제를 병행할 수 있다.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은 장기간 항진균제 치료가 필요하다.
곰팡이 감염은 면역력이 낮은 사람일수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에이즈 환자, 과거 결핵을 앓은 사람, 어린이 등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천식, 알레르기 등을 앓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곰팡이가 많은 환경에 있으면 기침, 두통, 피로 등 증상이 생길 뿐만 아니라 감염 위험이 높다. 평소 청소를 주기적으로 하면서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습한 환경을 조성하지 않도록 환기도 자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