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세포인데 유방암 진단?"...암 세포 비슷한 변이 나왔다
건강한 세포에서 암 세포와 비슷한 변이 발견
건강한 유방 세포가 침습성 유방암(암세포가 유방의 관이나 소엽을 넘어 주변 조직으로 퍼진 상태)처럼 보일 수 있어 조기 진단을 힘들게 할 수 있는 걸로 나타났다. 암세포는 대부분 염색체가 너무 많거나 적어 정상 세포와 구별되지만 건강한 유방 조직에 특이한 염색체 복사본을 지난 세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세포에는 23쌍의 염색체가 있다. 절반은 어머니로부터, 절반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는다. 세포는 분열하면서 이 염색체의 복사본을 만들어 전달한다. 종양은 발달과정에서 ‘이수성(aneuploidy)’으로 알려진 누락이나 여분이 발생할 수 있다.
고형 종양 10개 중 약 9개는 이수성을 가지고 있다. 건강한 세포는 이수성이 드물어 암 선별 검사에 유용한 마커(표지자)로 여겨진다. 과학자들은 환자의 혈액과 조직에서 이수성을 검사하는 선별 방법을 개발했다. 이런 접근법은 병원에서 널리 사용되지 않는다.
‘네이처(Nature)’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유방 상피세포의 약 3%가 이수성(aneuploid)이다. 이수성 세포의 80% 이상은 DNA 구조에 변화가 있어 유전자 발현(유전자가 켜지거나 꺼지는 방식)을 바꾸고 침습성 암과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미국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 니콜라스 나빈(Nicholas Navin) 교수 연구팀은 유방축소수술을 받고 암이 없는 건강한 여성 49명의 8만 3000개 이상 유방상피세포를 채취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여성들의 유전적 구성을 프로파일링하고 침습성 암의 특징을 찾기 위해 ‘ATAC-seq(assay for transposase-accessible chromatin sequencing)’라는 검사를 했다.
연구팀은 일부 건강한 유방상피세포가 암세포와 유사한 변화를 보인다는 걸 발견했다. 한 여성은 1번 염색체와 73번 염색체의 추가 사본과 16번 염색체의 사본이 없는 70개의 세포를 가지고 있었다. 가장 빈번한 염색체 변화는 1번 염색체의 추가 복제와 과학자들이 침습성 암의 특징으로 간주하는 16, 10, 22번 염색체의 손실이었다.
이런 변화는 종종 유방암을 유발하는 유관의 독특한 유형의 세포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16번과 22번 염색체 손실은 종종 에스트로겐 수용체(ER) 양성 유방암과, 10번 염색체 손실은 ER 음성 유방암과 관련이 있다.
연구에 참여한 여성들이 앞으로 유방암에 걸릴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이 발견으로 과학자들은 독특한 유형의 유방암이 여성 유방의 건강한 세포에서 유래할 수 있다고 추측하게 됐다. 연구팀은 종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은 건강한 여성의 조직을 식별하는 데 이수성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 연구는 ‘Normal breast tissues harbour rare populations of aneuploid epithelial cells’란 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