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날씬했던 내 몸매, 어느덧 사라진 까닭?
나잇살 찌는 데도 나름 규칙이 있다?…살 '매년 500g~1kg' 찌는 걸 막으려면?
한 때 몸매는 날씬하고 얼굴은 갸름했다. 하지만 언제부터 인지 살이 찌기 시작하더니 걷잡을 수 없게 됐다. 뱃살이 출렁이고, 허리둘레가 부쩍 늘었다. 예전 옷 사이즈로는 감당이 안 된다. 얼굴이 보름달처럼 커지고 턱선은 뭉개졌다. 중년 이후 남녀의 대부분이 이런 ‘나잇살’에 불만이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꼭 이렇게 자존심이 상해야 하는 걸까? 낫살을 먹으면서, 세월의 흐름을 한탄하거나 한숨을 쉬는 사람이 적지 않다.
호주 비영리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따르면 나잇살은 매년 평균 0.5~1kg씩 찌게 마련이다. 30대 중반엔 나름 볼만했던 모습이 10년, 20년, 30년 뒤 낯선 모습으로 이상하게 변해 있는 까닭이다. 개인 차가 있지만, 많은 사람에게 나잇살에 대한 ‘현타’(현실 자각 타임)는 40대말이나 50대 이후에 온다.
나잇살에도 ‘띠끌 모아 태산’이라는 법칙이 작용한다. 삶의 진행과 노화에 따른 생물학적 변화로 생활방식이 바뀜에 따라 체중이 점차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바빠지는 일상으로 인한 활동량 감소, 식단의 악화, 수면시간 감소, 스트레스 증가, 신진대사의 저하 등이 체중 증가의 주요 원인이다.
앉아있는 시간이 늘면서 운동량이 줄고 이는 열량(칼로리) 소모량을 줄인다. 가공식품, 패스트푸드와 설탕·소금·지방 섭취량이 늘어난다. 바쁜 생활과 휴대전화 등 스크린 사용시간이 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신체의 에너지 균형을 방해해 배고픔을 느끼게 하고, 식욕을 일으키고, 에너지를 감소시킨다. 금전 문제, 인간관계, 업무 등과 관련된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생성량을 높여 음식에 대한 욕구를 일으키고 지방 축적을 촉진한다. 특히 40세 무렵 이후엔 근육량이 자연 감소하고 체지방이 증가한다. 대사율 결정에 도움이 되는 근육량이 감소하면 휴식 때 태우는 열량이 줄어든다.
왜 체중 증가를 막아야 할까? 이른바 ‘설정점 이론(Set-point theory)’에 따르면 체중이 늘어나면 우리 몸의 설정점이 ‘더 높은 체중으로’ 재설정된다. 이 때문에 몸은 이 새로 설정된 체중을 보호하기 위해 애쓴다. 체중을 줄이기가 힘들어진다. 하지만 체중을 서서히 감량하는 방식(간격 감량 방식, Interval weight loss approach)을 활용하면 ‘체중 조절점’을 낮출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감량 기간과 체중 유지 기간을 번갈아 가며, 목표 체중에 이를 때까지 조금씩 계속 체중을 줄여 나가면 된다. 또한 몸무게가 늘면 비만과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체중 증가를 막아야 한다. 체중 증가는 비만을 일으키며, 이는 심장병, 뇌졸중, 제2형당뇨병, 골다공증, 각종 암(유방암, 대장암, 식도암, 신장암, 담낭암, 자궁암, 췌장암, 간암 등)에 걸릴 위험으로 이어진다.
아침 식사의 열량, 저녁 식사의 열량보다 2.5배 더 효율적으로 태울 수 있어
하지만 체중 증가를 피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살이 찌는 걸 막을 수 있다. 우선 하루 중 가장 이른 시간에 음식의 대부분을 섭취하고, 저녁엔 조금만 먹으면서 총 식사량을 줄인다. 소량 또는 낮은 열량의 아침 식사는 하루 종일 배고픔을 높이고, 특히 단 음식에 대한 식욕을 일으킨다. 아침에 섭취한 열량은 저녁에 섭취한 열량보다 2.5배나 더 효율적으로 연소된다. 저녁 식사보다 아침 식사에 중점을 두는 게 체중 관리에 좋다.
저녁 식사 때 젓가락, 숟가락, 포크 등 식사 도구를 두루 활용하면 음식을 더 천천히 먹을 수 있다. 뇌가 위장의 신호(배부름을 알리는 신호)를 인식하고 거기에 적응하는 시간이 생긴다. 또한 무지개 색깔의 음식(고섬유질, 고영양 식단)을 모두 먹는다. 포만감과 만족감의 유지에 좋다. 단백질, 통곡물 탄수화물, 건강한 지방을 포함하는 균형 잡힌 식단을 준수한다.
자연의 선물인 신선한 채소, 과일, 꿀, 견과류, 씨앗류에 의존하도록 두뇌를 재교육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음식은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와 같은 쾌락 반응을 두뇌에 일으킨다. 불필요한 열량, 설탕, 소금, 지방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 등 신체활동도 활발하게 해야 한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해보자. 매일 똑같은 활동을 반복하면 지루하므로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주는 게 좋다.
또한 수면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매일 밤 평균 7~8시간 동안 숙면을 취하는 걸 목표로 삼아야 한다.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에 휴대전화 등 스크린 이용을 중단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체중을 측정한다. 체중을 자주 재는 습관을 들이면 몸이 나도 모르게 조금씩 불어나는 걸 막을 수 있다. 매주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환경에서 체중을 측정하고, 가능한 한 품질이 좋은 체중계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