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단백질’ 5개, 심장병·뇌졸중 위험 높인다?

외로움 관련 단백질 26개 중 5개가 특히 큰 영향…염증·바이러스감염·면역반응으로 생성되고, 심장병·당뇨병·뇌졸중 등과 밀접한 관련 밝혀져

외로움이 공중보건의 큰 적으로 떠올랐다. '외로움 단백질' 26개 가운데 특히 5개가 실제로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등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외로움은 하루 담배를 15개비 피운 것처럼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로움은 몸 속 단백질 26개와 관련이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염증, 바이러스 감염, 면역반응의 일부로 생성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들 단백질은 심장병·당뇨병·뇌졸중 및 조기 사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워릭대, 중국 푸단대 등 공동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40~69세 성인 4만2000명 이상의 혈액 검체에서 프로테옴(단백질 집합체)을 조사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Plasma proteomic signatures of social isolation and loneliness associated with morbidity and mortality)는 ≪네이처 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r)≫ 저널에 실렸다.

연구팀은 참가자 핏속의 프로테옴(proteome)을 분석하고 연령, 성별, 사회경제적 배경 등 요인을 조정했다. 그 결과 외로움과 관련된 단백질 26개, 사회적 고립과 관련된 단백질 175개를 발견했다. 외로움과 관련된 단백질의 약 85%는 사회적 고립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멘델의 유전법칙을 이용한 통계적 기법으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단백질 간의 인과관계를 조사했다. 이를 통해 외로움 탓에 특히 많이 생기는 ADM, ASGR1 등 단백질 5가지를 확인했다. 이 ADM 단백질은 스트레스에 반응하고 스트레스 호르몬과 옥시토신(사랑의 호르몬) 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ASGR1 단백질은 콜레스테롤 수치의 상승, 심혈관병 위험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기타 단백질은 인슐린 저항성, 동맥경화, 암 진행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케임브리지대 천 쉔 박사(임상신경과학부)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건강 악화와 관련이 있음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이유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이 관계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찾아냈고, 특히 일부 단백질의 수치가 외로움의 직접적인 결과로 높아지는 걸 알아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단백질은 유전자에 의해 생성되는 분자이며, 인체에는 10만 개 이상의 단백질과 그 변형이 존재한다. 외로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전 세계 공중보건 문제’로 규정했다. 케임브리지대 바바라 사하키안 교수(정신과)는 “이번 연구 결과는 사회적 접촉과 가족·친구 등과의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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