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이것' 줄어들면...아이들 성적도 떨어진다고?"

해충으로 가로수 크게 줄어든 시카고 지역 학생들의 학업성적 ↓

나무가 줄면 학생의 학업성적이 떨어진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나무가 줄면 학생의 학업성적이 떨어진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환경 변화(Global Environmental Change)》에 발표된 미국 유타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종전 연구에 따르면 적절한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 덮개(tree canopy)’가 넓은 동네의 학생들의 시험성적이 높았다. 주로 동아시아에 서식하던 호리비단벌레가 미국 중서부 일대에 유입된 2010년 이후 수백만 그루의 물푸레나무가 고사한 일은 이와 관련 더 많은 증거를 수집할 기회를 제공했다.

호리비단벌레는 물푸레나무에겐 치명적 해충이다. 나무 내부 영양분이 오르내리는 관다발을 파먹어 결국 고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유타대의 알베르토 가르시아 교수(경제학)와 미셸 리 교수(환경학)는 2010년~2020년 호리비단벌레의 습격으로 미국 시카고의 물푸레나무의 절반이 죽고, 나머지 절반은 죽어가거나 시들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물푸레나무는 시카고 가로수의 18%를 차지한다.

연구진은 2003~2012년 초등학교 3학년~8학년(한국의 중학교 2학년에 해당) 학생들의 표준화된 시험 점수를 추적해 나무의 손실이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미쳤는가를 조사했다. 가르시아 교수는 “호리비단벌레의 습격이 시작될 때 일리노이주에서 모둔 학교를 대상으로 표준화된 테스트를 시행하고 있어서 학교 전체와 시간에 걸쳐 일관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호리비단벌레 발생한 지역에서 표준화된 테스트 기준을 통과한 학생 수가 1.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시카고의 해당 학생수가 32만 명이나 된다는 점을 가안할 때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가르시아 교수는 “호리비단벌레 감염이 발생한 지역 학생들의 시험성적이 감염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 학생들의 시험성적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저소득층 학생이 많은 학교는 나무 덮개가 적기 때문에 감염을 경험할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하지만 감염이 더 흔했던 부유한 학교의 저소득층 학생들이 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나무 덮개의 손실은 도시 거리의 열을 증가시키고, 대기오염을 부채질하며, 녹지가 안겨주는 심리적 효과를 박탈하기에 학생들의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추론이다. 가르시아 교수는 “몇 가지 가능한 설명은 그 학생들이 같은 학교를 다니는 고소득층 학생들과 달리 귀가했을 때 극심한 기온 또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두통 등에서 회복하는데 필요한 자원이 없다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시 나무 덮개를 유지하고 복원하려는 노력이 특히 가난한 지역에서 아이들의 교육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환경 편의시설에 대한 접근성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나무의 부재가 교육과 같은 삶의 중요한 측면에 파급되는 불평등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959378024001468?via%3Dihub)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