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통증 여성엔, 음식이 곧 약"...남성은?
여성 만성통증 환자, 건강식단 1년 준수했더니 통증 37~48% 줄어...하지만 남성은 효과 썩 높지 않아
이곳저곳 쑤시고 아픈 여성에겐 건강에 좋은 각종 음식이 만성통증을 누그러뜨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남성들에겐 음식의 통증 완화 효과가 그만큼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영양분이 풍부한 통곡물 위주의 고품질 식습관이 만성통증의 수준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식단의 질이 높을수록 만성통증 여성 환자의 통증 수준이 37.2~38.8%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지방 수준은 이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특히 과일, 채소, 살코기 단백질, 곡물 등이 풍부한 ‘핵심식품’의 섭취량이 많은 만성통증 여성 환자의 통증 감소 효과는 46.7~48.2%로 훨씬 더 컸다. 이 효과는 체지방 측정법에 따라 차이가 났다. 또한 식단의 질이 향상되면 이들 여성 환자의 체력도 좋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만성통증 남성 환자에게는 식단의 질이 통증에 미치는 직접적·간접적 영향이 여성 환자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통증을 호소하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음식으로 통증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훨씬 더 많이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연구팀이 18~89세 호주 성인 654명의 정보가 포함된 특정 연구(WISH)의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다. 참가자의 57%는 여성이었다. 이 연구 결과(Better diet quality is associated with reduced body pain in adults regardless of adiposity: Findings from the Whyalla Intergenerational Study of Health)는 ≪영양학 연구(Nutrition Research)≫에 실렸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앨리슨 M 힐 조교수(영양학)는 “처음엔 건강 식단이 만성통증 완화에 미치는 영향이 전체 연구 집단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성별에 따라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차이가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식습관은 특히 여성에게서, 체지방 수준과 관계없이 통증을 뚜렷히 완화하고 신체기능에 도움이 되는 걸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이 관찰 연구로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는 없으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에 의하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통증으로 정의되는 만성 통증은 전 세계 인구의 약 30%에 영향을 미친다. 만성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하지만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체지방과 만성 통증 사이에는 강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은 국소적 통증과 광범위한 통증의 위험을 높인다. 체중 증가는 통증을 악화하고, 통증은 체중 증가를 부르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통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장기적인 접근법의 하나로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품을 식단에 추가하고, 건강한 생활방식을 실천할 것을 권했다. 딸기류, 올리브유, 녹색잎채소, 오메가-3가 풍부한 지방이 많은 생선, 견과류와 씨앗류, 통곡물 등은 염증 수치를 낮추고 통증을 누그러뜨리는 데 좋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러시대 토마스 M. 홀랜드 조교수(건강과학부 러시노화연구소)는 “양질의 식단은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제 등이 풍부한 음식으로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최소화해 만성통증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뉴스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다. 그는 “고품질 식단은 전반적인 건강에 도움이 되고 통증의 원인이 되는 전신 염증을 감소시킨다. 반면 정제된 탄수화물, 포화 지방, 첨가당 함량이 높은 저품질 식단은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높여 통증을 악화하고 장기화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나 체지방률로 체지방을 측정했다. 특정 연구(WISH)에선 ‘12개월 식이 빈도 설문지’를 사용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또한 ‘호주 식이지침 지수’로 식단의 품질을 평가했다. 연구팀은 ‘통증 척도 설문조사’로 통증 수준을, 손 쥐는 힘(악력)으로 신체기능을 측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