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 건강에 좋다는데...‘이것’ 성장 막는다고?
동물실험 결과, 격일제 단식 시행하자 모발 재생 막아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진 간헐적 단식이 모발 성장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과학전문저널 셀(Cell)은 중국 저장성 서호대학교 줄기세포 생물학자인 빙 장 교수의 연구를 소개했다. 빙 장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간헐적 단식을 시행한 쥐는 신진대사 건강이 개선됐지만 24시간 내내 음식을 섭취한 쥐에 비해 모발 재생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간헐적 단식은 정해진 시간에만 음식을 먹는 것으로, 8~12시간 내에 음식을 섭취하고 나머지 시간은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간헐적 단식은 이전 연구들을 통해 혈액, 장, 근육 조직과 관련된 줄기세포의 스트레스 저항력을 개선할 수 있으며 대사적 이점이 있다고 알려졌다.
다만, 간헐적 단식이 피부와 머리카락 등과 같은 주변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에 빙 장 교수 연구팀은 단식이 피부 조직 재생 등에도 유익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쥐의 털을 면도한 다음 다양한 간헐적 단식 요법을 실시해 쥐의 모발 재생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일부 쥐에게 매일 8시간만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고 16시간 동안은 금식하는 시간 제한적 섭취를, 다른 쥐는 이틀에 한 번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격일 섭취를 실시했다. 또 나머지 그룹은 24시간 동안 자유롭게 음식을 먹도록 했다.
그 결과, 무제한으로 음식을 섭취한 쥐들은 30일 후에 모발 대부분이 다시 자랐다. 반면, 두 가지 간헐적 단식 요법을 실시한 쥐들은 96일 후에 부분적으로만 모발이 자랐다.
연구팀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임상 시험에서도 이와 비슷한 과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임상 연구를 보면 건강한 젊은 성인 49명을 대상으로 하루 18시간 금식하는 간헐적 단식을 10일간 실시했다. 그 결과, 시간 제한 식단을 한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모발 성장의 평균 속도가 18%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팀은 인간이 쥐에 비해 대사 속도가 훨씬 느리고 모발 성장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심각성은 덜할 수 있다는 의견을 달았다. 또한 연구의 표본 크기가 작고 평가 기간이 짧아 더 큰 규모의 연구를 통해 영향력을 확인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빙 장 교수는 “간헐적 단식이 많은 유익한 효과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이번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간헐적 단식을 시행하는 것을 우려하는 게 아니라, 의도치 않은 결과가 따를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