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 부모, 갑자기 고개 끄덕이고 웃기만 한다"...혹시?

청력 손실의 주요 변화 세 가지에 주목해야...보청기, 인공와우로 적극 대처 바람직

국내 난청 인구 중 보청기를 착용하는 사람은 약 50%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타인의 부정적 시선과 두려움, 비용 등을 이유로 보청기 착용을 꺼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청력 손실은 삶의 질을 뚝 떨어뜨리고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청력 손실 초기엔 보청기를 착용하고, 증상이 악화하면 인공 와우(달팽이관) 수술을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모처럼 뵌 부모의 말수가 확 줄어들었다면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평소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던 어른이 예전처럼 대화에 적극적으로 끼어들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웃기만 한다면 문제가 생겼다는 적신호다. 나이든 분들에게 이런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면, 우선 청력 손실을 의심해봐야 한다. 청력이 뚝 떨어지면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에 따르면 55세 이후 청력 손실은 치매에 걸릴 위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떨어진 청력을 보청기로 교정하면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거나 막을 수 있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노인에게 초기 치매 증상까지 겹치면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청각 장애는 사회적 참여를 중단시키고 인지기능 악화를 부른다.

미국 베일러의대 이비인후과 안젤라 펑 박사는 “가족 모임에서 나이 든 분들과 대화를 할 때 종전과 다른 이상한 느낌이 든다면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력 손실의 구체적인 적신호로는 예전과 달리 대화에 적극 참여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미소만 짓거나, 대화에 참여하기보다는 혼자 앉아 있는 걸 더 좋아하거나, 소음이 심한 대규모 모임에 참석하길 꺼리는 것을 꼽을 수 있다.

펑 박사는 “사람들이 모이면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고 음악이나 말소리 등 배경 소음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청력 손실이 있는 사람은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 듣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력이 떨어진 노인들 사이에선 이런 현상이 흔하다. 나이가 들수록 청력이 더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청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그 주제를 부드럽게 꺼내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다. 최근 이비인후과 등에서 청력검사를 받은 적이 있는지 물어보자. 청력 손실의 초기에는 보청기가 적합하다. 하지만 청력이 많이 나빠지면 인공 와우(달팽이관)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인공 와우는 청신경에 전기적 자극을 가해, 이상이 생긴 청신경세포의 기능을 대신해주는 전기적 장치다. 사람의 말 소리를 전기적 신호로 바꿔 달팽이관에 있는 청신경세포를 자극함으로써 대뇌에 소리를 전달한다.

청력 손실을 겪고 있는 사람과 제대로 소통하려면 조용한 곳에서 1대 1로 대화를 나눠야 한다. 목소리를 높이고, 천천히 말하고, 단어를 정확하게 발음하면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펑 박사는 “하지만 청력 손실이 단어에 대한 이해나 명료성과 관련이 있다면, 아무리 크게 말해도 상대방에게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긴 힘들다”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이럴 땐 서둘러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 게 좋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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