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기억을 저장하는 법...눈 '여기'에 비밀 있었네"

수축되면 새로운 기억, 확장되면 오래된 기억을 재생하고 통합

비렘수면의 하위 단계에 들어가면 동공이 수축하고 이때 최근에 학습한 과제, 즉 새로운 기억이 다시 활성화되고 통합된다. 반대로 동공이 확장되면 이전의 지식이 활성화되고 통합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잠자는 동안 뇌가 오래 지속되는 기억을 형성할 때 눈의 동공이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1일(현지시간) 《네이처》에 발표된 미국 코넬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생쥐에 뇌 전극과 소형 시선 추적 카메라를 장착한 뒤 비렘수면 단계(느린 뇌파가 나와 깊은 잠을 자는 단계)에서 동공이 수축할 때 새로운 기억이 재생되고 통합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대로 동공이 확장될 때는 오래된 기억이 재생되고 통합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인간의 기억력 향상 기술을 향상시키고 컴퓨터 과학자들이 인공 신경망을 더 효율적으로 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넬대 신경생물학 및 행동학과의 아자하라 올리바 교수와 안토니오 페르난데스-루이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한 달 동안 한 무리의 생쥐에게 미로를 빠져나오면 물과 쿠키를 보상으로 주는 식의 다양한 훈련을 실시했다. 그런 다음 생쥐들에게 뇌 전극과 작은 스파이 카메라를 장착하고 새로운 과제를 학습한 뒤 잠이 들었을 때 전극이 신경 활동을 포착하고 카메라가 동공의 변화를 기록하게 했다.

올리바 교수는 “비렘수면은 실제 기억이 통합되는 순간”이라며 “이러한 순간은 100밀리초와 같이 인간이 감지할 수 없는 매우 짧은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뇌는 밤새 매우 빠르고 매우 짧은 기억을 어떻게 선별하고 분배할까. 이미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오래된 지식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새롭게 들어오는 지식을 어떻게 분리할 수 있을까, 우리가 궁금해하던 부분이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 수면 중인 생쥐의 시간 구조는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다양하고 인간의 수면 단계와 더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생쥐의 수면을 다양한 순간에 중단하고 나중에 학습한 작업을 얼마나 잘 기억하는지 테스트해 이러한 과정을 분석할 수 있었다.

생쥐가 비렘수면의 하위 단계에 들어가면 동공이 수축하고 이때 최근에 학습한 과제, 즉 새로운 기억이 다시 활성화되고 통합된다. 반대로 동공이 확장되면 이전의 지식이 활성화되고 통합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리바 교수는 “마치 수면 중에 새로운 학습, 오래된 지식, 새로운 학습, 오래된 지식 순으로 번갈아 기억을 저장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토대로 “뇌가 새로운 학습과 오래된 지식을 구분하는 시간 척도를 가지고 있다는 가설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8340-w)에서 해당 논문을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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