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 후 팔다리 타는 듯”...하루만에 몸 마비, 16세男 무슨 일?

복통 후 찌르고 타는 듯한 팔다리 통증 경험, 급성 이완성 척수염 진단

복통을 호소하던 영국 10대 소년이 몸이 마비되는 급성 이완성 척수염에 걸린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영국 매체 더 선 보도 갈무리]
복통을 호소하던 영국 10대 소년이 몸이 마비되는 급성 이완성 척수염에 걸린 사연이 공개됐다.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영국 맨체스터주에 사는 아유브 알 아사드(16)는 2023년 3월 복통을 호소했다. 배가 아프기 시작한 뒤 팔다리에도 문제가 나타났다. 소년은 바늘로 다리를 찌르는 듯한 감각과 팔이 타는 듯한 느낌을 경험하고 결국 쓰러졌다.

어머니의 도움으로 병원을 찾은 아유브는 급성 이완성 척수염(acute flaccid myelitis)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복통 발생 24시간 만에 목 아래 신체 부위가 마비된 상태였다. 감각뿐만 아니라 기능도 저하했다. 왼쪽 횡격막이 마비돼 폐 기능이 떨어졌으며, 방광과 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후 아유브는 3개월 동안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지냈다. 호흡 곤란을 개선하기 위해 기관절개술(tracheostomy)도 받았다. 갑작스러운 비극은 그의 가족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소년의 어머니인 헤나는 “이 시련은 모든 가족에게 충격적이다”며 “아들은 내게 ‘엄마, 제가 원하는 건 그저 걷는 것뿐이에요’라고 말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어머니는 여러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척수 질환 환자를 지원하는 관련 협회에 연락해 척추 손상 전문 간호사에게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이 외에도 물리치료, 재활치료 등이 진행됐다.

현재 아유브는 인공호흡기 제거 후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완치 판정을 받진 못했으나 휠체어를 스스로 조종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 그는 “다른 전문적인 치료도 받을 예정이다”며 “앞으로 졸업시험을 잘 치르고, 이후 대학 진학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뇌와 말단 팔다리 신경 연결하는 척수에 영향주는 병

사연 속 소년이 앓는 급성 이완성 척수염은 척수에 영향을 주는 신경학적 질환이다. 척수란 연수에 이어진 중추신경의 일부분으로 척추에 감싸져 있다. 뇌와 말단 팔다리 신경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뇌에서 내린 명령은 척수를 지나 말단의 반응기에 전달되고, 몸의 말단부가 받아들인 감각정보는 척수를 통해 뇌로 간다.

급성 이완성 척수염이 생기면 갑작스럽게 근육이 약해지고 몸이 마비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얼굴이나 목, 손발, 팔다리 등이 마비된다. 환자는 위 사연처럼 횡격막이 영향받아 호흡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척수 손상이 심하면 배뇨와 배변 기능에도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특별한 치료법도 없어...발열·호흡기 질환 지속되면 병원 찾아야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엔테로바이러스, 폴리오바이러스 등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감염 후 신체의 면역 반응이 과하게 작용해 척수의 운동 뉴런이 손상되거나, 바이러스가 척수로 침투해 운동 뉴런을 공격하는 등 과정에서 급성 이완성 척수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특별한 치료법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의 증상 완화와 재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치료가 이뤄진다. 때문에 환자마다 예후가 다르다. 확실한 예방법도 없는 병이지만 호흡기 감염이나 발열 증상이 지속된다면 신경학적 문제를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 게 안전하다. 발열과 호흡기 질환을 약 일주일간 호소한 뒤 급성 이완성 척수염을 진단받은 여러 환자 사례가 보고됐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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