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은 발톱 보내주세요"...3만개 넘는 발톱 모아, '이 단서' 찾는다고?
기네스에 '세계 최대 발톱 수집품' 등재...암, 당뇨병 등 환경과 건강의 연결고리 이해
발톱을 깎으면 그냥 버리는게 일쑤다.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거나 변기에 흘러 보낸다. 그런데 사람들의 버려지는 발톱을 수집한 이색적인 사례가 있다. 발톱이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환경과 건강의 연결고리를 이해하는 중요한 도구임을 시사하는 이 사례는 캐나다에서 이뤄지는 연구다.
2010년부터 시작된 이 독특한 프로젝트는 캐나다 미래 파트너십 프로젝트(Canadian Partnership for Tomorrow)의 일환으로 발톱이 체내 중금속 및 환경 오염물질의 축적을 반영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2014년 이후부터는 약 3만 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발톱 조각을 연구실에 우편으로 보내며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발톱, 10~14개월 동안의 환경 노출을 반영하는 생물학적 샘플
영국 데일리메일이 최근 소개한 내용에 따르면 캐나다 노바스코샤 달하우지 대학교 트레버 더머 교수팀이 보관 중인 이 발톱들은 기네스 세계 기록에 ‘세계 최대 발톱 수집품’으로 등재됐다. 현재까지 수집된 발톱은 3만686개의 샘플에 달하며 2만 4999명의 것들이다. 이 발톱들은 단순한 기록 달성에 쓰인 것이 아니라, 발톱을 통해 환경과 건강의 연결고리를 찾는 과학 연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발톱 샘플은 암, 심혈관 질환,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 발병 요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과거 10년 이상의 환경 및 건강 데이터를 통합 분석할 수 있게 한다는 것. 특히 식수나 음식으로 인한 비소의 장기적 노출이 암, 심혈관 질환, 당뇨병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밝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발톱 샘플 분석 결과는 환경 오염 물질과 건강 문제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발톱이 지난 10~14개월 동안의 환경 노출을 반영하는 생물학적 샘플이 되기 때문이다. 비소와 같은 중금속은 발톱의 주성분인 케라틴과 친화력을 가져 발톱에 축적되기 쉬운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참여자 개개인의 발톱 샘플을 분석해 중금속 체내 축적 수준을 추정하며, 이를 건강 데이터와 결합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발톱 샘플을 분석하면 기증자의 주소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지역에서의 환경 오염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지역별로 잠재적으로 위험한 화학물질이 얼마나 축적되는지 밝히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더머 교수는 “발톱은 소변이나 혈액과 달리 장기간(만성) 노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소변은 비소와 같은 독성 물질이 신속히 배출되어 급성 노출을 파악하는 데 유리하지만, 발톱은 과거의 노출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발톱은 깎은 후 변기에 버리지 말고, 가급적 쓰레기통에
평소 깎은 발톱 조각은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을까. 일부 사람들은 변기에 버리기도 하지만, 발톱은 물에 녹지 않아 정화조를 막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발톱을 가급적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을 권장한다.
발톱은 6~12주마다 깎는 것이 권장되며, 깎은 후에는 날카로운 부분을 다듬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는 발을 다치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